ADHD.. 단순 반복 일을 견딜 수 없어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나를 위해 하고 싶어서 계속하는 일이 있다.
1. 브런치 소장책 만들기
처음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올초까지 쓴 글 중 책에 실린 원고를 제외하고 글을 모아 'The Brunch'라며 소장책을 만들었다. 그때까진 많아도 일주일에 몇 번 글을 썼다. 이후 올해 2월부터 지금까지는 하루 평균 3편에서 많게는 7편의 글을 쓰고있다. 그래서 'The Brunch 2, 3, 4'가 이미 대기 중이고, 'The Brunch 5' 파일에 붙여넣고 있다. 평균 270쪽이다. 온전히 소장용이다.
일주일만 복붙을 밀려도 매우 귀찮아진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며칠에 한 번은 복붙을 해야한다. 핸드폰으로 글을 쓴 경우에는 줄간격이 딱 맞게 복붙이 되어 편한데, 노트북으로 쓴 경우는 하나하나 'Backspace'를 눌러 조정해야해서 귀찮다. 게시글을 보면, 줄과 줄 사이 간격이 좁은 것은 핸드폰으로 쓴 글이고, 넓은 건 노트북이다. 이건 브런치 시스템 자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이걸 하는 이유는, 브런치 플랫폼을 활발히 활용하고 있는 지금도, 반 년 전에 쓴 글은 잘 들여다보기 어렵다. 한참 스크롤을 내리거나, 그나마 매거진을 들어가봐야 한다. 다음 블로그, 네이버 블로그도 다 이렇게 글을 복사해서 파일에 붙여넣어 소장책을 만들었다. 그 덕분에, 고2 때 블로그에 무슨 말을 썼는지 지금도 쉽게 책을 열어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 블로그는 시스템이 폐쇄된지 오래고, 네이버 개인 블로그는 내 기억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그래서 기록은 오프라인으로도 존재해야 한다. 지금 브런치에 쓰는 이 글들을, 10년 뒤에도 난 읽을 것이다.
2. 사진 인화
소장책 만드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엊그제 2023년 9월부터 지난 2년 동안 찍은 사진 중 중요한 사진 250장을 추려서 사진 인화를 맡겼다. 한장에 138원이다. 엄마도 처음엔 핸드폰으로 보면 될 걸 왜 맡기냐했다. 그래서 2019년 사진들 보여주며 말했다. 지금 핸드폰에 당연히 없을 뿐더러, 네이버 mybox에 올려져있더도 굳이 안 본다. 오래된 사진들은 인화해서 오프라인으로 해둬야, 책장에서 책을 뒤지다가 사진첩도 꺼내 보게 된다.
기억은 들여다봐준만큼 가슴에 새겨진다. 오늘은 2019년에 갔던 오사카, 2022년에 갔던 LA 사진을 봤는데, 역시 영국 말고도 해외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기 때문이다. 오사카는 일본인 언니들, LA는 음악 캠프에서 만난 좋은 친구가 있었다.
3. 백업
노트북을 영국 히스로 공항에 두고 왔던 경험, 노트북이 갑자기 안 열려서 포맷시킬 수 밖에 없던 경험이 있다. 'ctrl s'만 잘 누른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ctrl s'는 강박적으로 잘 눌러서, 어지간해서 글을 쓰다가 날리는 일이 없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네이버 mybox에 사진을 업로드한다. 여행 갔을 때는 거의 매일 올린다. 언제든지 핸드폰을 잃어버려도, 잃어버리는 사진이 없도록 한다. 지금껏 단 한 번도 핸드폰을 잃어버린 적이 없어도 고등학교 때부터 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