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이럴까' 나도 모르게 자책하게 되는 것은 99% ADHD 증상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인스타 릴스를 보다가, 무릎을 팍 치고 일어났다. 새로운 장소에 가고 싶고,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고 갈망하면서도, 똑같은 장소만 가고, 똑같은 일만 하게 되는 것에 불만을 느꼈다. 그래서 '익숙한 것 안에 새로움을 끼워넣자'며 어제 글을 썼다.
'그건 누구나 그런 거 아니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 '갈망'의 정도가 다르다. 도파민 결핍 정도, 자극을 추구하는 정도가 비ADHD인과 다르다.
그거 ADHD였다.
해석 : 그게 ADHD의 역설적인 면이다. 자극을 갈망하지만 같은 루프에 갇히는 거다. 이건 게으름이 아니다. 뇌가 제발 도파민을 달라고 하는데, 가장 쉬운 방법에 갇히고 만다.
게다가 나는 스스로에 대한 욕심이 좀 많다. 잘 되고 싶은 욕망이 크다. 그러니 자책도 같이 딸려오곤 했다. 하지만 감사한 것은, '나는 왜 이럴까'에 그치지 않고, 항상 그에 맞게 해결책을 찾아 살아왔다는 점이다.
이제 거기서 자책만 빼면 된다. 노력해도 안 되던 게, 알고보니 ADHD 증상이었던 경우가 수두룩 빽빽이다. '나는 왜 자꾸 이 닦는 걸 잊을까. 더러운 인간인가.', '나는 왜 좀 생각해보고 된다고 말하면 될 걸, 매번 듣자마자 수락해서 후회할까', '나는 왜 뇌를 거치지 않고 카톡으로 막 뱉는 경우가 있을까. 이게 왜 죽어도 안 고쳐질까.'와 같은 자책이 수십가지였다.
내가 채팅을 백 개를 보내든, 다 재밌게 받아줄 수 있는 친구 두 명만 옆에 뒀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가연이가 다 이유가 있겠지'한다고 한다. 그들과 행복하고 안정적인 관계가 잘 유지 되니, 내가 고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어졌다. 굳이 자연스럽게 안 되는 사람들하고 어울리려고 ADHD를 뛰어넘으려 하면 나만 힘들기 때문이다. '내가 이 말을 하는게 맞았나. 내가 지금 과하게 자기 오픈했나.' 따위의 생각이 들면, 그 사람하고는 못 지낸다. 영국 오빠는 처음 카톡할 때부터 편했다.
된다고 했다가 안 된다고 하는 일이 잦은 것도, '그럴 수도 있지. 내가 뭐 큰 손해를 끼쳤나.'생각하면, 별로 큰 손해를 끼친 게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자책하게 되는 것들은, 거의 모든 경우 '그럴 수도 있지.'로 넘길 수 있다.
그런데 역시 잘 안 된다. '그럴 수도 있지. ~~해도 괜찮아.' 훈련도 계속 했는데 안 된다. 그럼 그냥 쉽게 가기로 했다. 뭔가 이상하면 '이것도 ADHD 증상이겠지.'하는 게, 대부분 맞는 말일 거 같다. '그럴 수도 있지'가 잘 안 되는 이유는, 내 안에서 '아니! 그럴 수 없을 거 같은데!!!'라고 싸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도 ADHD 증상이겠지.' 하면 그건 내 뇌가 그렇다는데 스스로 납득이 된다.
마지막으로, ADHD에 대해 알면 알수록, 자책이 빠진다. 외국은 워낙 ADHD 및 신경다양인에 대한 정보도 많고, 도와줄 수 있는 단체와 전문가도 많아서, 인스타에도 그런 계정이 많다. 그런 걸 보면서, '이야. 이것도 ADHD였구나'하며 그 행동들은 '자책 목록'에서 점점 삭제 된다. '억울하게도 살아왔다' 싶은데, 주로 타인이 뭐라고 했던 것이 아니라 내가 나 자신에게 뭐라해왔다.
이 문제에 있어선 아는 것이 힘이고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