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이해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상식이면 된다.
영국 오빠가 'ADHD인을 어떻게 대하면 좋은지'에 대해 물었다. 오빠는 뭐 내가 ADHD인 거 알고 작년에 나를 대했나. 몰랐는데도, 내가 무슨 말과 행동을 하든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하고 받아들인 것이다. 그게 맞다.
장애인이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덥석 팔을 잡아서 이끌면 안 된다는 건 상식적으로 알아야 된다. 장애인이건 비장애인이건, 남의 허락 없이 막 만지면 되겠는가. '안내견을 막 만지면 안 된다'도, 남의 강아지를 허락 없이 만지면 되겠나.
ADHD도 다르지 않다. 알려주겠다 하고 안 알려주면 혼자서 내내 스트레스받아한다. 픽스가 나지 않으면, 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건 비 ADHD인에게도 그러면 안 되는 일 아닌가. 언제까지 말해준다는 말도 없이 계속 기다리게 하면 비 ADHD인도 짜증이 날 것이다. ADHD인은 그거보다 열 배는 더 크게 느끼고 방해가 되니 '더욱' 그러면 안 될 뿐이다.
시각 장애인 분하고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눌 적에, 진동벨이 울린다고 바로 일어나서 음료를 가지러 가다가 '아차' 싶었다. 내가 일어나는 줄도 모르고 계속 말하고 계셨으면 어쩌나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 같았으면, "아이고. 진동벨 울린다고 잽싸게 튀어갔다 왔네요. 미안해요."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의자 끌고 일어나는 소리로 눈치를 채셨을 수도 있고, 대단히 잘못한 것은 아니다. 다음부터 안 그러면 된다. 장애인, ADHD인, 자폐인 등 '어떻게 대해야 하지?' 하는 어려움은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단한 이해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는 나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훌륭한 사람들이다. 내가 ADHD인 거 알았으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았거나, 본인도 ADHD라서 감정 조절이 안 되어서 한 말들이었다. 정말 딱 둘 중 하나였다. 그래서 이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