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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 사랑

이상해졌어요

0901 프리라이팅

by 이가연

드디어 영국 가는 달이 왔다. 가슴 시리도록 아픈 나의 영국이여. 물론 가슴이 시린 건 영국이 아니라 한국놈 때문이긴 하다. 하지만 영국은 걔를 만나게 한 책임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마주칠 일이 없었을 것이다. 서울을 비자 발급 때문에 처음 와봤다고 했다. 두 번째라고 했던가. 둘 중 하나다. 아유 2년 전이고, 너무 많은 말을 해서 정확히 다 기억하긴 어렵다.


촌놈쉐키. 막 "니 내 욕 좀 그만 해라."라는 말이 음성 지원 된다. 나는 나의 이 '음성 기억력'이 실로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작년 2월 이후로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데. 이거는 음악 해서 그런 거 같다. 마음이 깊은 걸로 이렇게까지 기억할 수가 있나.


엄마도 나의 웹소설 '이 사랑'을 읽었다. 인쇄해서 보여줬다. 타지에서 엄청 힘들었겠다고 했다. 그리고 엄마는 뭐 걔가 마음에 들 줄 아냐 그랬다. 그래서 촌에서 태어난 게 걔 잘못은 아니지 않냐며~ 내가 가봤더니 그렇게 촌은 아니더라며~ 방어를 했다. 언행이 상당히 불일치하다.


나도 안 미울 순 없기 때문에, 잘근잘근 씹을 거리가 필요하다. 저게 최적이다. 저건 사람 비하가 아니라 지역 비하이기 때문이다.


업고 튀어 선재 아니다.


폭군의 셰프는 아껴두고 있다. 닮았다고 생각한 이후부터 심장 떨어질 거 같아서 못 쳐다보겠다. 이게 아닌데. 사람이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 이상이 생긴다더니 저렇게 잘생긴 사람을... 저 앵그리버드 같은 표정이 닮았다. 저 쇼츠를 작년에 캡쳐해뒀었다.


그것만 이상해진 게 아니다. 지금 말할 때 최소 10%는 디폴트로 사투리가 깔려있다. 그러나 "이카믄" 이러는 거 보니 '아 맞네 키읔 들어가면 경북이라 했다. 이것은 친할머니 영향이다'하고 스스로 위로하고 있다. 서울 사람은 '서울말'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동안 글쓰기에 특별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좀 특별하다. 아무리 나라도 일기장을 낱낱이 공개하는 느낌이다. 이제야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이것도 나만 쓸 수 있는 글이다. 한 사람에게 미쳐버린 자의 기록.


이렇듯 모든 감정, 생각, 경험이 다 도움이 된다. 덕분에 자신의 글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에 공감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부끄러우니 태그는 달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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