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가 좋다
ADHD가 이렇게 좋은 겁니다 여러분.
1. 다른 사람들은 심사숙고해서 할텐데, 일 벌릴 때 별 생각 없이 이미 하고 있음.
2. 잘 됐을 때, 폴짝폴짝 뛰고 싶어하고 난리가 남. (실제로 뛰고 싶은데 더 이상 우리집이 1층이 아니라 31층 산다는 사실을 자각)
소튼에서 공연한다고 해서 돈 받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도 폴짝폴짝 뛰고 싶어하는 이 ADHD는 역시 인생을 즐겁게 산다.
ADHD의 충동성으로, 감사하게도 난 살면서 이득을 많이 봤다. 과소비나 중독으로 풀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자기 계발로 풀렸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낀다.
단점은 가끔 돌이키기 어려운 충동적 결정을 할 때가 있다. 그건 '제발 그럴 때 나 좀 막아달라'하고 주변인에게 부탁해두면 도움이 된다. (다만, 주로 그 주변인이 부재할 때 일이 터진다.)
뮤지션이 엔지니어랑 왜 자꾸 엮여요
생물학을 전공한 영국인 친구가 걔랑 같은 직업(걔가 전공을 크게 벗어났을 거 같지는 않다)을 가졌다는 것도 밥 먹다 뿜을 뻔했는데, 한 명 더 있었다. 야 너도?
civil engineer가 이렇게 흔한 직업이었나 아니면 하늘이 나랑 장난 치는 건가. 꿈에 '전혀 사전 정보가 없었던' 걔랑 연결된 주우재, 유연석씨가 나온 것에 이어서, 이제는 친구들 직업으로 알려주는 건가. 전 세계에 있는 친구를 다 합쳐도 손가락 열 개면 끝난다. '히힣 이가연 골려줘야지'도 아니고 왜 자꾸 익숙한 영어 단어가 눈에 보여요. 저는 뮤지션인데요.
'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이런 건가. 근데 걔는 아예 안 보이는데.
다시 친구 얘기로 돌아가자면, civil engineer인 또 한 명의 내 친구는 멕시코인이다. 예전에 인스타 게시글에 내 사진을 올리며, 그 시절에 나에게 찾아온 천사라고 했다. 걔는 천사가 아니라 제 2의 부모였다. (타지라서 부모처럼 챙겨줬다는 뜻이 아니라, 진짜 나의 친부모 한 쪽과 판박이란 뜻이다. 서울에서 알게 됐어도 똑같이 느꼈을 거다.)
우린 진화한다
원래도 자기표현에 거침 없는 편이었지만, 올해 몇 단계 더 진화한 느낌이다. 올해는 수많은 글, 음악, 영상을 남긴 자기표현 진화의 해로 기억되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