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면서 "이 개새끼야"하고 두 번을 소리 질렀다. 진짜 크게 지른 느낌이었다. 혼자라 사실 여부는 모르겠지만, 이 호텔 조그만한데 옆 방들에 들려서 깨지 않았나 걱정될 정도였다. 원래 ADHD 약 부작용 때문이 아니라, 일 년에 몇 번 있는 일이다. 올해는 너무 자주 있어서 힘들다.
갑자기 왜. 너무 힘들었나. 생각하다가 지금껏 생각하지 못해본 발상이 떠올랐다. 자다가 소리 지를 때 대상은 늘 부모다. 누가 나올 지는 랜덤이나 비율은 부 80, 모 20이다. 꿈에 나온 부모의 한 쪽이, 사실은 걔의 치환이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남자 연예인이고 다 걔 치환으로 자동 받아들이면서, 정작 이 생각은 못했다. 닮은 거라곤 고향 하나인 주우재보다, 내가 원래부터 동일시하고 있었으니 당연했다.
걔 때문에 어차피 박사고 취직이고 나는 진심으로 준비 못한다는 걸 또다시 자각하고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하나' 싶었다. 자기 직전 했던 생각이 그거였다보니 "이 개새끼야"하고 두 번을 질렀나보다.
상대방은 내가 정 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줬는데 나는 왜 안 떨어졌을까. 그러면 '걔가 진심 아니었어서 그런 거다. 내 무의식이 다 느낀 거다.'라는 결론에 계속 도달할 수 밖에 없다. 걔는 내 몸에 불로 지진 도장처럼 남았다.
오늘 꿈을 보아하니, 걔가 나한테 무릎 꿇고 빌길 바라는 거 같다. 의사 선생님이 이런 꿈이 나쁜 거 하나 없고, 내가 그만큼 해소가 되는 거라 하셨다. 아하. 난 걔가 무릎 꿇고 빌길 바라고 나는 거기서 "이 개새끼야"하길 무의식이 바라고 있었구나. 그런데 그게 어지간히 억압된 생각이니, 자면서 소리 질렀구나.
감정은 정당하다. 이걸 받아들여야, 힘든 꿈 꾸면서 자면서 소리 안 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