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DHD와 나

ADHD 환자 급증

by 이가연

ADHD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 갑갑하다.


'우울증 환자가 급증한다' 이것은 말이 된다. 우울증은 폐렴, 후두염처럼 어느 날 병이 찾아오는 게 맞다. 일시적일 수도 있고, 장기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어쨌거나 치료 후 '이제 당신은 우울증이 아닙니다'가 가능하다.


그런데 ADHD는, 나는 5살, 8살, 10살, 15살, 18살 항상 ADHD였다. 'ADHD 진단이 급증'한다고 해주면 좋겠다. 이제야 발견이 되고 있고, 그만큼 이 사회가 'ADHD'를 이제라도 알아주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주면 좋겠다. ADHD는 내가 80, 90살이 되어도, '이제 당신은 ADHD가 아닙니다'가 될 수 없다. 글쎄, 먼 훗날 뇌 수술이 가능하다면 모르겠다. 치매도 못 치료하고 있는데, 글쎄다. 그런데 나는 내가 ADHD인임이 자랑스럽다. 약점도 있지만, 장점이 너무 많아서다.


그래서 '환자'라는 말도 매우 마음에 안 든다. 환자는 '병'에 쓰는 말인데, 자폐인은 자폐 환자라고 부르지는 않지 않은가. 그냥 'ADHD인'이다. 병에 걸린 게 아니라, 다르게 태어난 사람이다.


이 글을 쓰게 된 이후는, 갑자기 이번에 학교 방문했을 때 들었던 말이 생각나서다. "웰빙팀도 너가 ADHD인 걸 몰랐냐. 하긴 다들 학교 오기 전에 진단을 받는데, 아시아인은 다른데" 라고 하셔서 진짜 좀 안타까웠다. 그 말씀 하신 분도 홍콩인이니, 똑같은 아시아인이 이해할 수 있는 게 있다.


나는 나의 생을, '미진단 ADHD인이 하루빨리 진단을 받고, 본인에 대한 자책과 자기혐오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길' 기여하고 싶다. 그런데 당장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서, 일단 글을 많이 쓰고,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에서도 언급을 하고 있다.


기사 말대로라면, ADHD는 급증해야 맞다. 발견이 급증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조금이라도 숨 쉬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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