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DHD와 나

영상에 드러나는 ADHD

by 이가연

영상에서도 나의 ADHD 매력이 보인다.


첫째,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 편집을 별로 안 좋아한다. 물론 편집이 귀찮은 것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 모습이 좋다. 예를 들어, 말하다가 갑자기 신호등 보고 얘기하고, "어디까지 얘기했지?"하는 저런 모습들이 난 좋다. 저게 나다. 편집하면 저런 모습이 정돈될 것이다. 그런 거 싫다.


둘째, 그냥 카메라를 켜고 걸어가는 것일 뿐인데, 말하는 대상이 없음에도 자기 얘기를 그냥 잘 한다. 나는 처음 만나는 사람이든, 오래 만난 사람이든, 자기 오픈 정도를 똑같이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누구나 볼 수 있는 브런치에 머릿 속 모든 얘기를 다 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몇 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좀 다르다. 그런 나의 특징 때문에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해서 도망간다는 걸 상담에서 좀 훈련 받은 듯 싶다. 그런데 ADHD 진단 이후로 더 이상 상담에서 배운대로 안 살려고 한다. 도망갈 사람은 빨리 초창기에 도망가게 해야 산다. 어차피 내가 무슨 말을 했든 다 오케이였던 사람만 남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You cannot say the wrong thing to the right person"이라는 명언을 본 이후로 항상 새기고 산다.


자기 얘기를 잘하는 건, 특히나 한국 사회에 잘 없는 능력이다. 나는 감추는 거, 적당히 하는 것이 안 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에겐 너무 쉬운' 그냥 말하면 되는 걸 어려워한다. 누군가는 내 브이로그를 보고, '쓸데 없는 소리 겁나 오래 하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제발 그런 사람은 클릭도 안 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은, 내가 순간순간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잘 나타난다. 사실 나는 '태요미네' 애기들을 제외하고 브이로그 채널을 예전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안 본다. 편집, 가공된 것을 안 좋아해서 그런 거 같다. 또 잘은 모르겠지만, 성인들 브이로그는 좀 무미건조하지 않을까 싶다. 그냥 내 편견일 수도 있다.


나도 모니터링을 하면서 알았는데, 참 목소리부터 잘 드러난다. 기분 좋으면 목소리 톤이 확 올라가고, 혼자 말하는 건데 어찌 저리 말랑말랑한 유치원 선생님 톤이 되는지 나도 신기하다.


내가 누굴 속이기는 참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사람들은 내가 하는 말, 행동, 리액션이 전부 그 순간 진실된 거란 걸 믿고 나와 지내기에 좋을 거 같다. 예를 들어, 누가 선물을 줬는데 내가 너무 좋아하면, 그건 진짜 좋아하는 거다. (솔직히 마음에 안 들면 너무 드러날 거 같아서, 제발 선물 안 받길 원한다. 한 달이라도 연애할 때부터 알았다... 손으로 쓴 카드만 좋아하는데 한국 사람들 아무도 안 써준다.. 영국인 친구를 제외하고 마음에 드는 선물하는 한국인 못 봤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ADHD 환자 급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