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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 사랑

양엄마의 예지몽이길

by 이가연

영국 오빠랑 한 달 만에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눴다. 이 오라버니와 잠깐의 대화를 통해 글이 세 편은 나올 기세다. 그동안은 1주, 2주 만에 편지처럼 장문으로 생존신고만 남기셨다. 영국에 있던 2주도 마찬가지였다. '진짜 너를 위해주는 사람이면, 분노하게 냅두지 않는다. 너는 나에게 한 번도 분노한 적이 없다. 그 친구가 문제다. 내 주변에 그런 친구 아무도 없다.'라는 말을 들으니 속이 다 시원했다.


그런 말을 들어서도 충분히 행복했는데, 더한 것이 남아있었으니... 약 2-3주 전쯤, 또 신기한 꿈을 꿨다고 했다. 내가 영국 소튼에서 노래를 하고 있었는데, 걔가 정장을 입은 채로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고 한다.



이 대화에 앞서 영국 원서를 넣었던 이야기를 했다. 그 이야기는 다음 게시글에 쓰려 한다.



이 오빠께서 지금 핸드폰이 심히 망가져서 오타가 많다. '연락할까 봐'는 지난 나의 생일에 발매한 곡으로 드보르작의 유모레스크를 샘플링했다.


'연락할까 봐'가 아름다운 곡이긴 한데, 그 노래 너무 가슴 아파서 부르기 싫다... 그 노래 생각하면 찡그려진다. 그런데 당사자가 앞에 있는 상태라면 다른 감정이겠다. 더 이상 '사랑하고 싶어라 / 어디든 가고 싶어라'와 같은 가사가 허공에 대고 부르는 거 같아서 사무치는 게 아니라, 아름다울 거 같다. 그때 되면 사실상 개사할 거 같다..



이어서는 '너 안에 신부님 있다' 해주셨다. 이 분이 우스갯소리로 신부님이기 때문이다. 중간에 기도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오빠 이야기 듣고 54일 묵주 기도를 했는데, 응답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빠 본인이며 주변 사람들도 다 54, 55일째에 응답을 받았다고 하는데, 나는 그게 심지어 생일 전날과 생일임에도 기도 응답이 없었다. 그래서 하늘이 아직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나보다 하고 받아들였다.


이 분은 내가 '양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믿고 따르는 사람이다. 일반적인 친구 관계와는 좀 많이 다르다. 잠깐의 대화만으로 정말 많은 힘이 난다. 역시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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