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자기가 지금까지 응원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꿈을 그것도 두 번이나 꾼 건 처음이라고 했다. 나랑 제일 친한 친구이니, 사실상 유일한 친구이니, 오빠도 신가물?!?! 하며 제발 맞기를 바랐다. 첫 꿈은, 셋이서 영국 펍에서 즐겁게 대화하는 그림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내가 전에 한 얘기에 영향을 받아서 꿈을 꿨을 가능성이 있다.
스드메니 스즈메니, 정말 한국의 사치스러운 결혼 문화는 없어져야 마땅하다고, 나는 공연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다른 여자들은 일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장 주목을 받는 '신부의 날'이겠지만, 나는 어차피 유명한 가수가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당장 원하는 게 하나 있다. 단독 공연이다. 내가 공연한다고 하면, 한두 명 올까 말까 하다. 그래서 '결혼식'이라고 하면, 친척들까지 끌어모을 수 있으니 처음으로 단독 공연을 할 수 있게 된다.
이건 여담이지만, 반지도 낯선 장소에서 유부녀임을 알려야 하니 필요하지, 2만 원 이상 되는 거 사 오면 상대가 나를 너무 모르는 거 같아서 실망할 거 같다. 그래서 내가 먼저 '이것이 우리 결혼반지다'하고 선수칠 거다. (언제 유튜브에서 김태희랑 결혼한 비가, 대한민국에 내가 결혼한 거 모르는 사람 어딨냐고 하신 거 같은데, 나도 그렇게 유명해져서 반지 필요 없을 거다.)
이건 내가 누구랑 결혼하든 마찬가지다. 아, 재산이 한 100억 있는 사람이면 다르다. 여전히 반지는 싫은데, 장소가 다르다. 해외에 가족들을 데려와서 공연하고 싶다.
내 결혼관 얘기는 차치하고, 오빠가 꿨다는 꿈인데 내가 막 상상이 되어서 미치겠다. 그냥 오빠가 '연락할까 봐' 노래를 좋아해서 그런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오빠가 클래식 피아니스트이기 때문에, 더 클래식을 가까이하게 되었고, 그래서 처음으로 클래식 샘플링을 한 곡이다.
당사자가 불편해할까 봐 이 얘기는 지난 게시글에서 뺐다. 사귄 적도 없고, 지난 1년 반 동안 대화한 적도 없고, 오빠랑 나랑 아주 그냥 북 치고 장구치고 있는 거 같기도 해서다. 북 치든 가야금을 치든, 내가.. 당장 친구랑 카톡 하면서 즐거운 게 소중하다. 걔랑 내가 등장하는 꿈을 두 번이나 꾼 이 오빠에게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