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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살이 불편한 점

by 이가연

아래는 2024년 2월에 브런치에 저장해뒀던 글이다.




1. 화장실

가끔 스트레스 많이 받는 시기에 방광염이 찾아오곤 한다. 그럴 때엔 화장실에 다녀와서도 뒤돌아서면 또 가고 싶다. 그냥 가고 싶은 정도가 아니라 당장 안 가면 안 될 것 같이 가고 싶다. 그런데 여긴 서울처럼 건물 하나 건너면 프랜차이즈 카페가 있지 않다. 런던에 지하철이 있어도 지하철역에 화장실이 없다. 한국은 화장실 없는 지하철역이 어디 있던가. 큰 쇼핑몰에 가도 화장실이 층층마다 없다. 4층 짜리 건물이 있으면 4층에 겨우 하나 있기도 하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나 싶었다.


2. 병원

아프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직 한 번도 진짜 병원 갈 정도로 아픈 적은 없다. 하지만 한국이었으면 집 앞 병원에 갔을 법한 적은 있다. 병원에 쉽게 못 가니 감기가 오래간다.


3. 대마 및 담배

한국이 아무리 요즘 마약 문제로 심각하다고 하더라도, 길거리 걸으면서 마약 냄새가 나지는 않는다. 미국 LA 갔을 때만큼은 아니라 다행이지만, 여기도 제법 난다. 무엇보다 여기는 대마든 담배든 전자담배는 사람들이 길거리 걸어가면서 흡연하는 게 문제다.


한국에서 기대되는 점과 더불어 영국에서 불편한 점 역시 지극히 주관적이다. 그러나 사람이 화장실 가고 싶을 때, 병원 가고 싶을 때처럼 행복 추구에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이 한국과 차이가 나니 불편할 때는 상당히 불편하다. 괜히 인간이 의식주가 중요한 게 아니구나 깨달았다. '주'에 해당하는 주거 환경에서 옆방이 계속 대마 피고 시끄럽게 할 때, '식'에 해당하는 내가 일어나서 뭐라도 해 먹지 않으면 먹을 만한 게 없을 때 서럽기도 했다.





이 저장 글을 통해 영감을 받고 영상도 만들었다. 영상을 찍고 나니, 단점이 더 생각 나서 2탄도 찍었다. 장점 영상도... 올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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