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셰프' 6화에서 윤아가 이 옷 저 옷 갈아입고 왕은 폼 잡고 앉아서 보는 장면이 나왔다. '그 옷은 됐고'라며 손가락으로 휙 하는데, 웃음이 너무 나서 보다 또 멈췄다. 이 드라마는 보다가 자꾸 자꾸 멈춰야 한다. 내가 막 옷을 골라 드는 거마다 마음에 안 든다고 휙 거렸던 거랑 진짜 똑같다. 몇 번을 돌려봤는지 모른다. 똑. 같. 이. 생. 겼. 다.
상황이 똑같은 건가.. 동일시 미친 거 같다.
계속 휙휙 아니라고 하더니만, 윤아가 어떤 옷을 입고 나오자 반한 얼굴이다. 윤아 얼굴에 어떤 옷을 입혀놔도 예뻤을 것을.. 새삼 반하나. 근데 나도 영국에서 샀던 드레스를 입으면 누가 좀 반해줬으면 싶다. 하하하하.
잘생김 X1000 버전이라 했으나, 자존심 세우던 것이고, 내내 그냥 완전 동일시 시킨 채로 보고 있었다. 걔를 거의 2년 전에 마지막으로 봤으니, 내 기억 미화 탓이로다. 진짜 그때만 생각하면, 내 직감이란 참 무서운 것 같다. 집에 바로 가질 못하고 한참을 보고 서성였다. 가면 안될 것 같았다. 그때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거의 2년 동안, 사진 한 장 가지고 AI만 수십 번을 돌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 떡이냐, 움직이는 걔 보는 기분이다.
계속 돌려보다가 움짤을 만들었다. 이랬던 적은, 설리 이후로 처음이다. 예전에 설리 영상을 보면서, '저 움직이는 표정이 내가 닮아서 닮았단 말을 듣는구나' 싶어서 만들어뒀다. 걔도 마찬가지다. 순간 표정 때문에 동일시가 된다.
움짤 만드는 거 어렵지 않다. 넷플릭스는 저작권상 핸드폰도 PC도 화면 녹화가 안 된다... 그런데 그냥 유튜브에 검색하니 나왔다. 유튜브 영상을 녹화해서 원하는 만큼 자른다. 그러면 영상을 움짤로 만들어주는 사이트가 있다.
'봐봐. 찌그러지니까 더 닮았잖아..'하며 마지막 자존심의 발악을 해본다. 나도 여기서 10kg 빼야 설리 닮았다.
재밌게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