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배우는 중

by 이가연

나에겐 현재 보컬 선생님이 없다. 사실상, 살면서 제대로 된 보컬 트레이너가 있던 적도 없는 거 같다. 예체능은 선생님 복이 어마무시한데, 그 부분은 좀 안타깝다. 누구 '사사'라고 쓸 사람이 한 명도 없다.

하지만 딱 두 가지 나의 훌륭한 선생님이 있다. 첫째는 나의 공연 영상이고, 둘째는 다른 가수들의 공연 영상이다.

최근 다른 가수들 공연 영상을 보면서, 내가 입 좀 크게 벌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보컬 트레이너들이 나에게 입 좀 크게 벌리라고 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 왜 안 그랬지? 롤모델인 자우림 김윤아 라이브를 보며, 나도 똑같이 입모양을 해봤다.

아. 선천적으로 타고난 입 크기가 다르다. 나는 괜히 불필요한 얼굴 긴장이 생길지도 모른다. 지금보다 광대를 더 들고 눈과 미간도 들어주는 정도로 적용해야 한다.

어제 일본어 수업에서는, 내가 공연에서 '집중력'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 그랬더니 튜터가, 사람들이 듣기에는 집중을 하든 안 하든 다 잘 부르게 들리지 않나 했다. 그래서 '내가 안다. 그리고 관객들에게도, 오늘 부른 노래 중에서 어떤 곡을 내가 제일 집중해서 불렀을 것 같냐고 물었을 때도 알 거다.'라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고민을 안고 영국에 가서도 공연을 세 번 했는데, 집중력은 외부 환경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다. 내가 노력한다고 되는 문제인가 싶다. 그래서 내 의지로 되는 것부터 해볼 계획이다.

첫째는 입 모양을 조절하면 되는 부분이고, 둘째는, 디즈니 노래에서 더 뮤지컬 요소를 섞기로 했다. 이 역시 뮤지컬 배우들이 부르는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뮤지컬과 나는 정말 오랜 애증 관계다. 가요를 불러도, 자작곡을 불러도 다 뮤지컬 같다는 말을 오래도록 들어서,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 내내 뮤지컬처럼 들리지 않도록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말 하는 사람도 없고, 뮤지컬 노래는 더 뮤지컬로 불러도 된다는 안심을 하고 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은 자작곡 부르다가 울까 봐 걱정하는 건지, 몸 사리지 말고 그냥 감정 표현을 잘했으면 좋겠다. 노래 중간중간에 실화를 너무 디테일하게 설명만 안 하면, 울 일 없다. 더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는데, 심리적으로 벽이 있던 건 아닐까.

이번 달에 있을 네 번의 공연을, 소중하게 실험에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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