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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doseeker Jun 23. 2020

야간비행

행동하는 삶 

Night flight, 145.5x112cm, gouache on canvas, 2020



생텍쥐베리가 <야간비행>을 집필할 당시, 야간에 비행을 하는 일은 무척 위험한 일이었다.

당시 조종사들을 그다지 좋지 못한 계기에 의지해 어둠을 뚫고 산과 바다를 넘어 우편을 배달하곤 했다. <야간비행> 소설 속 주인공인 파비앵은 파타고니아에서 출발한 우편기를 몰고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야간비행을 하던 도중 태풍을 만나 실종되고 만다. 소설에서는 조종사 파비앵과 비행기지의 라비에르를 번갈아 묘사하며 야간비행이라는 행위에 대한 고찰을 보여주는데, 이 위험천만한 야간비행을 위해 희생해야만 하는 것은 지상에서의 안온한 삶이라는 것이다. 


파비앵은 연료계가 바닥을 치고, 길을 잃고 캄캄한 허공 속에서 죽음을 기다리며 페루의 태양신 사원을 생각한다. 


"산 위에 곧게 세워진 그 돌기둥들, 그 돌기둥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인간을 그토록 무겁게 압도하는, 회환처럼 내리누르는 강력한 문명에서 무엇이 남았겠는가?"


생텍쥐베리는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안주하는 삶을 버리고 행동하는 삶을 택한 이들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것이 아닐까. 작업을 하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던건 우연이 아니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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