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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ze 헬스케어 Nov 25. 2019

[토론 요약] 환자 진료차트를 온라인으로 제공한다면?

트위터에서 있었던 토론 정리본

하루 하나 짤막한 토막글 올리기 이틀째입니다.




오늘은 지난 달 트위터에서 있었던 토론 하나를 번역 해 보았습니다.

https://twitter.com/i/moments/1185990135399120896


여기서 doctor's note란 우리가 서류로 발급받을 수 있는 의무기록이 아니라, 의사가 환자와 면담하며 작성한 차트 자체를 말합니다. 환자에게 의사가 작성하는 차트에 대한 정보에 즉각 (온라인으로)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야 할까요?


이렇게 의료진이 작성한 차트 정보에 즉각적으로 온라인으로 환자가 접근할 수 있다면 병원에 가지 않고도 환자가 의료진이 자신 상태를 의료진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등의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텐데요. 이게 미국의 오픈노트라는 온라인 서비스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오픈노트에 대한 정보는 아래 기사를 참조해주세요.


 오픈노트는 온라인 포털사이트에 보안접속해 환자 본인이 자신의 진료기록을 읽어볼 수 있도록 접근권한을 허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픈노트를 사용한 의료진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류의 온라인 시스템에 대한 장단점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졌는데요. 해당 토론 내용을 지지 측과 우려 측으로 나누어 해당 측의 의견들을 간략히 요약 해 보았습니다.



우려


환자에게 차트를 온라인으로 조회할 권한을 주는 시스템에 회의적인 시각은 크게 다음과 같은 입장이었습니다.


    1. 의무기록에 적혀있는 전문용어 등이 오인되어 환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이는 환자와 의사 간 신뢰관계에 해롭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2. 이렇게 오인할 수 있는 점을 집고 넘어가기 위해선 긴 진료시간이 필요하다.


    3.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한다손 치더라도, 차트를 보고 바로 이해하는건 때론 의료진들도 어렵다. 실제로 OpenNote 시스템을 활발히 이용해 차트상의 오류를 집어내는 환자들도 소수 존재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 활발한 환자들은 소수였으며 대다수는 OpenNote 시스템에 접속조차 않았다.


    4. 환자가 스스로의 예후나 병의 경과를 당장 알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환자가 차트를 디지털 방식으로 스스로 접근하길 원하지 않고 의사를 통해서 정보를 알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경우 OpenNotes 시스템을 사용함에도 이런 경우에 환자가 원하지 않는 정보는 시스템상 공유되지 않도록 따로 기록되며, 사전에 환자가 무엇을 가치있게 생각하며 또 진료결과에 대해 얼마나 깊이 알길 원하는지 사전에 물어본다 합니다.) 



찬성


해당 토론에서 나온 차트 공유 시스템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은 이 정도였고, 찬성측은 다음과 같은 논거를 들어 해당 시스템을 지지했습니다.


    1. 의료정보를 환자와 완전히 공유함으로서 보다 향상된 환자 참여도, 순응도, 그리고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었음.


    2. 기록을 완전히 공개함으로서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 혹시 존재할 수 있는 차트상의 오류도 바로잡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오진도 줄일 수 있다. 투명한 정보 공유를 통해 환자와 의료진 간 신뢰도 굳건해진다.


    3. 환자 입장에서 자기가 예전에 처방받거나 한 내용들을 다 기억하기 어려운데 이렇게 온라인으로 기록이 공유되는 일은 환자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된다.


    4. 이미 의무기록 등은 환자가 요청시 발급받을 수 있다. 사실상 이런 서류의 내용과 차트 내용은 대동소이한 만큼 환자가 보다 편리하게 자신의 의료기록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막을 이유는 없다.


    5. (당연하지만) 이렇게 의무기록을 조회하는 일은 환자의 당연한 권리이다.




청구를 위한 서류 (왼쪽)과 정보 공유를 위한 서류(오른쪽)의 예

이 토론은 의무기록이 (보험 등을 위한) 청구를 목적으로 한 서류가 아니라 다른 사람 (이 경우엔 환자)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지게 된다면 훨씬 더 효과적인 시스템이 될 수 있으리란 토론 개시자의 말을 끝으로 종료되었습니다.



사견


사실 이 스레드를 읽으면서 사소한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차트 정보를 프린트하기가 어렵나? 혹은 해주지를 않나? 제가 알기로 국내에선 환자가 진료를 받은 후 (의무기록이 아닌) 차트의 사본을 요청하면 받을 수 있다 알고 있거든요.


또 이렇게 온라인으로 차트를 환자가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해킹에 노출이 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언급은 토론상에서 크게 찾아볼 수 없어 의아했습니다. 사실 디지털 방식으로 차트를 공유하는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면 개인정보 보안 문제일테니까요.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경우엔 이미 차트를 병원에 가서 프린트 받을 수 있는데) 굳이 온라인으로 해당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과연 있을까요?


또 이런 디지털화는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는 큰 편리함으로 다가오지만 나이 드신 분들께는 오히려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의료의 디지털화는 편리함과 효용성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런 변화가 꼭 편리하지만은 않은 세대도 있다는 사실도 고려할 만 합니다. 이런 디지털화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었을 때, 아날로그 방식이 편하고 익숙한 나이든 세대를 기피하고 배척하는 풍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없을까도 걱정됩니다.


또 토론에서 말하고 있는 OpenNotes 시스템은 의사와 환자가 장기간의 면담을 가지며 차트를 같이 살펴보며 오류도 고쳐나가고 오인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잡고, 한 환자에 대한 치료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미국이라면 가능할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의료현실에 비추어보면 이렇게 장기간의 시간이 요구되는 방식이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사실 헬스케어 블로거로서 디지털 시스템의 단점만 열거하는 것도 다소 웃기지만, 환자와 의사 사이의 소통 등을 개선해 줄 수 있다는 명백한 장점 말고도 상기한 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단점들 역시 몇가지 논의되지 않은 거 같아 추가적인 말을 남겨보았습니다. 우리나라 의료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토론이라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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