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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ze 헬스케어 Nov 28. 2019

비디오 카메라로 심장질환 확인하기

말도 안되는 소리 아니냐고요? 저도 살짝 그렇게 생각합니다.

JAMA에 재미있는 레터가 발행되어 간단히 내용을 요약 해 보았습니다. 심방세동을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높은 정확도로 측정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레터인데요.



"이보시게 관상가 양반, 내가 심질환을 앓고 있을 상인가?" (출처: 영화 "관상")


무슨 관상 보는것도 아니고, 스마트폰으로 얼굴 좀 찍었다고 심방세동을 알 수 있다는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싶습니다. 다만, 해당 연구에서도 이 결과는 개념 증명 (proof of concept)을 위한 연구라 이야기하고 있는 만큼, 언뜻 들으면 허무맹랑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현했다는지 그 방법을 한번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대상:

해당 연구는 평균 나이 76.6세의 지속성 심방세동을 앓고있는 20명의 환자와 평균나이 56.8세의 대조군 24명을 모집해 이루어진 연구입니다.


방법:


1. 비디오 카메라로 1.5m 떨어진 거리에서 다섯 명의 환자들이 얼굴이 나오도록 1분간 (24 fps)로 촬영합니다.


2. 비디오에서 Facial Photoplethysmographic (FPPG, 얼굴 혈류기능?) 신호를 추출하고, 해당 신호를 30Hz로 리샘플합니다. 간단히 생각해 환자의 얼굴에 나타나는 혈류량의 미세변화를 측정했다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2.1 환자들의 머리와 표정은 정면을 향해 고정된 상태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검사 대상자들의 비디오를 1분간 촬영합니다.


3. 이후 512개의 샘플을 한 세그먼트로 하여, 해당 세그먼트를 Cardiio Deep Rhythm이라는, FPPG 신호를 이용해 심방세동을 측정하도록 훈련된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분석합니다. 


(Cardiio Deep Rhythm은 정확힌 Cardiio Inc.란 회사에서 만든 심층 합성신경망네트워크 (DCNN) 알고리즘인 모양입니다.)


4. 알고리즘은 환자의 맥이 얼마나 비규칙적인지를 기준으로 심방세동 여부를 판단하였습니다.

결과


자세한 수치들을 모두 언급하지 않고 간단히 요약하겠습니다. 위 방법으로 같은 환자를 여러번 검사했을 때도 해당 알고리즘은 95% 경의 정확도를 보였고, 이는 환자가 앉아있는 위치와는 무관하였습니다. FPPG를 이용한 결과결과는 심전도를 이용한 검사결과와도 95.9%의 일치도를 보였다 합니다.




너무 간단히 요약하긴 했지만 흥미로운 연구이긴 합니다. 해당 레터에서는 이 방법이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심질환 환자들을 효과적으로 선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을 의의로 두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대일로 의료진과 환자가 앉아서 검사하는데 비해 이렇게 비디오를 찍는 것만으로도 심질환 환자를 선별할 수 있다면 많은 사회경제적 비용이 절감되겠지요.




하지만 아무래도 한계점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1. 한가지는 실제 상황에서는 이 연구에서만큼 심방세동을 지닌 사람 비율이 높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위 실험에 쓰인 알고리즘이 실제 인구를 대상으로 할 시에 정확도는 연구보다 훨씬 떨어질 테고요. 


2. 또 검사대상자가 카메라를 1분간 미동 없이 뚫어져라 쳐다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 연구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이 "그럼 나중엔 CCTV 등을 통해서 심질환자를 가려낼 수 있나?" 였는데 아마 이건 불가능할 듯 싶네요.


3. 위 실험에서 FPPG를 이용한 심방세동 선별검사 결과가 정확한지는 결국 심전도를 기준으로 판별했습니다. 적어도 병원에서는 당분간 이 방법을 쓸 리는 없다는 소리입니다. 어차피 심전도로 정확도를 판별해야 하는데 뭐하러 검사를 이중으로 할까요.


4. 대상자의 인권 침해 역시 우려됩니다. 예를 들어, 내가 회사에서 회사 컴퓨터로 업무를 하는데, 모니터에 달린 카메라가 나도 모르게 내 얼굴을 스캔해 내 건강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면? 당연히 문제될겁니다.


5. (이런 지적이 의미가 있나 싶지만) 이런 알고리즘이 심방세동 말고 다른 질환들도 감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정상과 심방세동은 구분하겠지만, 심질환들 간의 구분은 가능할까요? 심방세동과 빈맥, 심외수축을 구분할 수 있을까요? 아마 아직은 그러지 못할 듯 보입니다.




이렇게 여러 한계점들은 있지만, "카메라로 당신의 건강정보를 얻을 수 있다!" 는 개념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연구이니만큼 흥미로우면서도 동시에 두렵기도 합니다. 해당 분야에 대한 연구가 어떤 미래를 이끌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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