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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ze 헬스케어 Jan 01. 2020

AI와 인간적인 의료

아이러니하게도, 기계를 통해 우린 더욱 인간적이게 된다

기수이 글은 에릭 토폴 박사가 지난 12월 27일 The Globe and Mail에 기고한 아티클을 읽고 요점을 제 나름대로 요약 및 번역한 글입니다. 상세한 내용은 원문을 참고해 주세요.




의사들이 바라던 바로 그것: 2020년도, 어떻게 AI는 의료를 변화시킬 것인가 

Just what the doctor ordered: How AI will change medicine in the 2020s - 에릭 토폴 (Eric Topol)



지난 몇십년간 의학계에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주시하는 움직임은 점차 목소리를 잃어 갔다. 


의료는 사업화되었으며, 환자를 돌보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진료시간 역시 점차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의 원인 중 하나는 의사들의 데이터 사무원화이다. 의사들이 감당해야 하는 데이터가 과거 진료기록부터 혈액 검사 결과, 영상 판독 결과 등 매우 늘어났다.


따라서 의사가 생각할 시간, 혹은 의사가 환자와 보내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으며 이는 의사들이 범세계적으로 번아웃 증후군과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으며, 이러한 정신적 문제들은 의료과실을 증가시켰다.


이러한 문제를 딥러닝이 해결해줄 수 있을 거라 저자는 보고하고 있다. 딥러닝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가장 단기적인 변화는 '키보드로부터의 해방'이다. (키보드로 대변되는 전산의료시스템은 그 효율과는 별개로 환자-의사 간 관계를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에릭 토폴 박사가 2019년 영국 국가 건강 보험 공단과 함께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의사들이 키보드에 쏟는 시간 1분을 절약하는 것은 연간 400,000 시간의 진료시간 확보, 혹은 230명의 의사들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물론 딥러닝 기술은 단순히 환자와 의사가 이야기 할 시간을 더 벌어주는 일 이외에도 여러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딥러닝 기술은 의료계의 거의 모든 유형의 영상에 있어 판독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X레이, 유방조영술, CT, MRI에서 안저검사를 통한 당뇨병성 망막병증이나 백내장의 진단까지. 여기다 더해 피부에서 흑색종이나 기타 암종을 진단하는데도 딥러닝이 사용될 수 있으며 소화기내과 의사들이 실시간 내시경 영상에서 폴립을 판독하는데, 혹은 병리 슬라이드에서 암종을 진단하는데도 딥러닝 기술은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다.


또한, 환자가 스스로를 진단하는 일 역시 딥러닝 기술을 통해 용이해질 전망이다. 스마트워치 혹은 스마트폰 등을 통해 요로감염, 중이염 등 상대적으로 덜 위중한 질환들을 진단하는 일이 가능해지면서 환자의 자율성 역시 기존보다 증대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환자가 의사를 찾아가야 할 이유 역시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진단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일은 (앞서 강조하였듯) 환자와 의사들 간에 더 많은 시간을 보장하는 일이다. 


(저자에 따르면) 몇 십년 전의 의료는 환자와 의사 간 신뢰와 공감으로 대변되었다. 병원에선 의사가 환자의 말을 주시해서 들었고, 환자는 면밀한 신체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환자와 의사 사이 유대관계를 쌓을 충분한 시간을 보장할 수 있다면 해결될 수 있다.


의료가 하나의 거대한 사업이 되어버린 지금, 아이러니하게도 인공지능과 기계의 도움을 통해 (보다 환자와 의사가 대화할 시간을 더 확보함으로서) 우리는 의료의 인간성을 되찾을 기회를 얻었다. 이윤과 생산성이 아닌,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환자를 위해 할애하는가로 (의료기관이) 경쟁하는 시기가 오기를 저자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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