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육군사관학교의 뿌리는 반민족·반공
대한민국 건국 이래 벌써 세 번이나 쿠데타가 발생했다. 쿠데타의 주역들은 모두 육군사관학교와 그 전신이 배출한 자들이다. 고쳐쓰기 어려운 현 육군사관학교는 이제 그 맥을 끊고, 민족의 저항역사에 기반한 정통성을 가진 학교로 새롭게 환골탈태해야 한다.
정부수립 이후 국군을 창설하고 이끈 지도자들은 항일무장투쟁에 앞섰던 독립군이 아니고 아이러니하게도 제국주의 일본의 선봉에 섰던 일본군 장교 출신들이다. 해방 후에 모두 반민족행위로 처단받았어야 마땅할 이들이 오히려 국군의 고위층이 되었다. 미국은 통역관과 장교를 양성하기 위해 1945년 12월에 미군사영어학교를 설치하였고 이듬해 5월에 조선경비사관학교로 이름을 바꾸어 개교했다. 1948년 9월 국군의 창설과 동시에 조선경비사관학교를 육군사관학교로 교명을 바꾸었다. 육사는 이 앞선 학교를 육군장교를 배출하는 육사의 뿌리로 삼고 있으니 개탄할 일이다. 이 학교의 목적은 민족과는 관계가 먼 반공으로 민족 간의 대결을 촉진했고 미군과 이승만의 뒷배로 반민족세력들은 국군의 절대적 주류세력이 되었다.
반민족세력이 지배한 육사에서 식민지 지배를 겪었던 우리 민족의 뼈아픈 시련인 독립운동사를 제대로 배울 수 있었겠는가?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의 장교에게는 필수과목이어야 할 ‘항일무장투쟁사’를 그들은 제대로 배울 수가 있었겠는가? 왜냐하면 그 적들의 부역자가 거의 다 국군을 창설한 수뇌부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육사는 생도들에게 민족의 정통성을 염두에 둔 교육은 근본적으로 할 수 없었을 것이고, 생도들은 일본군에게 배운 그들의 잔인한 수법을 이어받은 교육과 사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반공을 매개로 반북·친미에 경도된 교육을 받은 그들의 일부가 그동안 행한 짓은 너무도 끔찍하다.
그들은 독립을 위해 헌신한 수많은 애국자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숙청해 많은 독립군들이 월북하였다. 대한민국을 건국한다며 반공을 빙자해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끔찍한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다. 일본군 장교였던 박정희는 다시 조선경비사관학교를 졸업해 임관되었으며 최초로 쿠데타를 일으켜 장면 정권을 뒤엎고 군부독재를 장기간 하였다. 베트남에 파병하여 육사 출신의 일부 장교들은 수많은 베트남 인민들의 학살에 가담하였다. 박정희가 암살되자 육사 출신이 주축인 군대 내 사조직 하나회를 중심으로 전두환 일당이 항명하며 두 번째 쿠데타를 일으켰다. 광주를 포함한 호남에서 대대적인 민간인 학살을 하고 정권을 탈취하여 또다시 군부독재를 이어갔다. 박근혜가 탄핵 위기에 몰릴 때는 비록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육사 중심의 또 다른 군대 내 사조직 알짜회를 중심으로 쿠데타 모의를 한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이에 대한 처벌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가 지금에 이르러 또다시 육사 출신으로 이루어진 충암파를 중심으로 세 번째의 쿠데타가 발생했다.
세 번의 쿠데타, 그리고 수많은 우리 민간인 학살과 베트남 인민의 학살에는 일본군의 잔인한 수법이 도사려있다. 일본군에게 배운 수법이 교육을 통해 그대로 후대에 전해졌다. 독립군과 양민을 학살한 일본군의 잔인함을 이어받아 그들은 제주도민을 학살하였고, 그대로 베트남 민간인 학살로 이어졌으며, 이는 또다시 광주 양민 학살로 이어졌다. 그 잔인한 수법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거의 동일하다.
군 지휘관들이 이렇게 한 이유는 식민지를 겪은 나라의 군 장교로서 독립운동에 대한 역사의식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올바른 ‘항일무장투쟁사’를 배울 수 없었고 오직 반공에 기반하여 같은 민족인 북한을 주적으로 생각하며 일본과 미국을 우방으로 여기는 교육을 철저히 받았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본다. 또한 반공 교육만 하다 보니 북한의 사상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독립군을 한때 공산주의자였다는 이유를 들어 육사 교정에서 퇴출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군부의 과거 이러한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장교를 배양하는 사관학교에서 한민족의 시각으로 역사 교육을 왜곡됨이 없이 올바로 해야 한다. 특히 현대사의 ‘항일무장투쟁사’는 필수과목이 되어야 하며 사실에 입각해 독립군 개인의 사상을 떠나 고르게 교육해야 한다. 이를 위한 첫 단추는 국군의 정통성을 항일무장투쟁에 나선 광복군에 두고, 장교를 배양하는 육군사관학교는 그 뿌리를 독립군을 길러낸 신흥무관학교에 두는 것이다. 이처럼 육사는 완전한 제2의 개교를 해야 한다. 기존의 육사는 문을 닫는 마음으로 민족정신에 투철한 육사로 새롭게 시작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