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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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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에게 Jan 30. 2022

[Superhuman] 정할 수 있는 운명

작사일기 3일 차


NCT127-Superhuman

Lyrics by 박성희, 이스란, JQ, 아멜리, Rick Bridges



같은 것만 반복되는

재미없는 하루를 벗어나

모두 다 깨워 Shake it off

강렬해진 빛의 Shadow

몰아치는 감정의 해답은

No No No 너인 것 같아

똑같은 어제는 잊고

어느 영화처럼 잠든 날 깨워

고개를 들고 소리쳐 All day

거울 앞의 내가 놀랄 만큼

I'm so super ey

Yeah Yeah Superhuman

I'm so super ey

한계를 넘어 Superhuman

이 순간 진짜를 봐 Babe

감춰왔었던 너의 맘을 깨워봐

You saved my heart


Some way some how 스쳐갔던 꿈들

You don't give up

나의 꿈을 이뤄주는 건 나뿐

Yeah 이 순간 See right on time Ey

나를 구하는 것은 나일뿐

뭐든 될 수 있어 할 수 있어

한계를 시험해 Try

충격을 넘어 소름 끼칠

엄청난 게 난 되고 싶지

내가 먼저 끝을 말하지 않으면

끝이 아니야



요즘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빅 매직'을 읽고 있다. 책의 부제는 '두려움을 넘어 창조적으로 사는 법'인데, 창작자라면 읽어볼 만한 내용이다. 책에서 많이 다루는 내용은 두려움의 여러 양상을 헤쳐나가 참된 의미의 창조로 다가서는 법이다. 저자는 끊임없이 글을 써서 출판사에 보내고 거절을 당했고, 거절 통지서를 받을 때마다 테니스공을 튕겨내듯이 새로운 글을 보냈다고 한다. 결국 한계를 넘는 법은 한계에 도전하는 법 밖에는 없으며 대외적인 성공이란 어쩌면 창조와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작자로서 내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자아도취 및 조급함이다. 나는 경쟁에 매우 익숙한 90년대생이고, 남과 나의 성취를 비교하며 자라났다. 가사를 쓰다 보면 한 가사로 여러 명이 합평을 할 때가 있다. 솔직히 난 그럴 때마다 내 가사가 몇 등인지 따진다. 칭찬을 잔뜩 받으면 자아도취에 빠져, 이런 나를 속히 발견하지 못한 기획사를 원망한다. 그러나 남의 가사가 더 잘 쓴 것 같을 때는, 땅굴을 파다 못해 '역시 재능이 없나'까지 생각이 뻗친다. 수많은 가사 중 하나. 그것도 프로 작사가들을 제치고 쌩 신인인 내 가사가 채택이 되는 확률. 그것을 곱씹다 보면 금방 조급함에 빠진다. 이 노력을 다른 곳에 쏟았더라면 벌써 성공하지 않았을까? 1곡이라도 발매해야지만 세상이 나에게 '작사 허가서'를 주는 게 아닐까. 마치 무면허로 자동차 시동을 거는 사람처럼 불안감이 엄습하면 이 되도않는 짝사랑을 언제 때려쳐야되나 싶다. 자기 불신은 불면을 낳고, 다크서클이 짙게 내린 채 회사 모니터를 멍하니 바라본다. 저자의 말대로 나는 도박을 하고 있다. 수백 수천 분의 1 확률의.


그러나 내 창조의 의미가 오직 '채택'에만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술술 써진 가사 건 억지로 쓴 가사 건 내 땀과 시간이 깃들어있다. 거기에는 기쁨도 있고 슬픔도 있고, 일부러 쓴 단어가 주는 노련함과 자연스럽게 나온 단어가 주는 의외성도 있다. 또 하나의 테니스 공을 쳐냈다는 작은 성취감에 한 숨을 돌리는 순간이, 내가 쓴 가사가 못내 사랑스러워 죽도록 보게 되는 팔불출스런 마음도 창조의 일부인 것이다.


2020년에는 80곡, 2021년에는 103곡의 가사를 썼다. 183개의 워드 파일은 내 폴더에 잠들어있지만 언제든 깨어날 수 있는 씨앗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의 공을 더 튀겨내는 것이지, 날린 공이 어디로 도착할지 전전긍긍하는 것이 아님을 다시 새겨본다. 내가 먼저 끝을 말하지 않으면 끝이 아니므로. 나는 2022년에 더 많은 가사를 쓰고 세상을 향해 날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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