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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콤보 Feb 28. 2022

제주여행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려면

 얼마 전 제주도에 다녀왔다. 수도권 날씨보다야 따듯하지만 아직 겨울을 지나고 있는 제주의 풍경을 충분히 즐기며 즐겁게 여행하고 돌아왔다. 우리 부부의 여행을 흥미롭게 만들었던 건 바로 전기차와의 첫 만남이다. 


사실 여행 전 렌터카를 예약할 때 고민이 많았다. 코로나로 인해 제주도 여행객은 많아졌고, 렌트비도 예전의 렌트비가 아니었다. 처음부터 전기차를 고른 것은 아니었다. 많은 고민의 과정을 와이프와 함께 겪어가며 결정한 차는 기아 '올 뉴 모닝'이었다가 '니로EV'로 바뀌었다. 경차보단 35% 정도 비쌌지만 3박 4일간 연료비 지출을 감안한다면 가격차이가 크지 않고, 차액은 큰 차로 업그레이드한 가격과 전기차를 처음 경험해보는 체험비 정도로 생각한다면 가격적으로도 만족할 만했다.


렌트비 외에 8,000원의 충전비를 지불했는데, 대신 반납할 때 받은 상태로 충전해 놓지 않아 합리적이었다. 우린 80% 정도 충전된 차량을 받아서 3박 4일 동안 충전할 일이 없었다. 제주 전역에 전기차 충전기가 많아 쉽게 충전을 할 수 있어서 더 긴 거 리나 오랜 기간 여행을 하더라도 큰 불편은 없다. 


전기차를 운전하며 평소와 가장 많이 달랐던 건 초기 가속 구간이었다. 연비주행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신호가 바뀌자마자 슈웅하고 튀어나가는 운전을 자주 했는데 부드럽고 매끄러워서 좋았다. 다만 와이프는 종종 어지럽다, 이러다 토 나온다며 나무랄 때도 있었다.

또한 감속을 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액셀에서 발을 떼면 감속되며 그 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 강도는 조절할 수 있었는데 0단계로 하면 내연차처럼 발을 떼도 감속이 거의 걸리지 않아 운전자마다 취향에 맞출 수 있었다.


몇 가지 주행 보조장치를 새로 경험한 것 도  좋았다. 사실 이 주행 보조장치는 전기차에만 있는 건 아니고 요즘 나오는 신차에는 꽤나 보편적인 기능들이지만 이번 기회에 경험하며 더 새로운 기분을 느꼈다. 

해안가 도로를 달릴 땐 가장 낮은 속도로 크루즈 모드를 걸어놓으면 차선을 인식해서 반 자율주행을 선보이기도 했다. 테슬라 수준은 절대 아니고 그냥 이렇게 걸어놓고 바다 풍경을 좀 더 마음 놓고 볼 수 있는 정도였지만 신기했다.


전기차의 장점이 한 가지 더 있다. 한 번은 서귀포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 근처로 갔는데 근처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식사를 했다. 돌아와서 차를 빼면서 주차비를 내려고 하는데 '좋은 차 빌리셨네요 한 시간 무료입니다'라고 친절하게 말씀해주셔서 또 기분 좋은 상황을 경험했다.


우도 여행을 제외하고는 함께했던 전기차의 경험이 좋아 전기차를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이르렀지만, 전기차 충전기 하나 없는 오래된 아파트인 현실로 돌아온 뒤 자각 타임을 맞게 되자 생각이 금세 사라졌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 제주 여행을 간다면 꼭 추천해 주고 싶은 경험이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잘한 것도 바로 전기차를 렌트한 것이라 생각한다. 와이프는 제주에서 하루에 카페 두 곳은 꼭 가야 한다고 했다. 그녀에겐 그게 행복이듯,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나에겐 소소한 행복이다. 코로나 시기가 지나고 마스크 벗고 여행하는 날이 곧 다가오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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