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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Feb 01. 2024

20주년 결혼기념일

남편과 결혼한 지 20주년이 되었다. 2004년 1월 31일. 5년 반의 연애기간을 끝내고 이제 함께 살기로 한 날. 중간에 헤어질 결심도 했지만, 남편의 끈질긴 구애(?)로 우리 만남은 이어졌다. 

20년이 흐르는 동안,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아이들은 어느 새 다 컸다. 큰 아이는 대학교 2학년이 되고, 작은 아이는 고등학교 1학년이 된다. 

서로 좋아하고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결혼 후 1년 동안은 맞지 않아서 많이 싸웠다. 연애할 때는 서로 달라 끌렸는데, 결혼하니 그게 다 싸움의 원인이 되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동안 관계가 회복되기는 커녕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남편과 나는 맞는 구석이 하나도 없다. MBTI도 그렇고, DISC도 그렇고, 애니어그램도. 거의 모든 검사가 반대로 나온다. 


한 오 년 전부터 우리 부부는 신혼 때의 기분을 내고 있다. 맛집이 있으면 같이 가서 먹고, 경치 좋은 카페가 있으면 함께 커피도 마셨다. 맞지 않는 부분이 여전히 있지만, 서로를 배려하며 맞춰가려고 한다. 

어떻게 20년을 살았느냐고, 아직까지도 한 방에서 자냐고 다들 그런다. 우리 부부만의 철칙이 있다. 아무리 부부싸움을 해도 잠자기 전에는 풀자. 한 침대에서 자는 건 꼭 지키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각방을 써 본 적이 없다. 손에 꼽을 정도니까. 부부관계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한다. 우리 나이에 리스들도 많지만, 남편과 나는 아직 청춘인가보다. 


요즘은 독신도 많고 아예 비혼주의자들도 많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인구문제도 심각하다. 결혼 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혼을 해 본 경험자로서 결혼은 한 번 쯤은 해 볼만 하다. 이렇게 말하니, 결혼하고 이혼하라는 소리로 들리겠지만. 결혼을 통해 서로 많이 성장하게 된다. 

요즘 교회 청년들이 일찍 결혼해서 좋다. 20대 결혼하는 청년이 많다. 이런 면에서 우리 교회는 밝다. 여자 청년들 중에는 25살 이전에 결혼하기도 하니까. 일찍 결혼하고 애 낳는 게 훨 낫다고 선배로서 이야기하고 다닌다. 늦게 시집가서 애 늦게 낳고 기르면 몸이 힘들다고. 


결혼 20주년, 어떻게 지나왔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20년이 더 흐르는 동안, 우리 부부가 아프지 말고, 서로를 더 위해 주었으면 한다. 건강한 부부, 모델이 되는 부부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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