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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Jan 27. 2024

감기가 걸려보니

건강이 나빠진다는 신호

그저께 오후부투 목이 칼칼해졌습니다. 여간해서는 목이 괜찮은데, 그날은 느낌이 이상하더군요.

"감기가 오려나?"

이 예상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적중했습니다. 기침도 조금씩 나오더니, 가만히 있는데도 콧물까지 흘렀습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병원에 갔습니다. 어제는 수액도 맞았지요. 주사를 맞을 걸 그랬나봅니다.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습니다. 중간에 깨어 시간을 보니 3시 45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코가 막혀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시고,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잠드는 게 쉽지 않지요. 코로 숨을 쉴 수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어 보니 알겠더라고요. 일어나서도 한동안 코가 뚫리지 않았습니다. 


아침으로 남편이 삶아 둔 계란 두 개를 먹었습니다. 약을 먹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밥을 먹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냉장고에 있는 뼈해장국 레토르트 식품을 꺼내 끓였습니다. 장을 보면 항상 사게 됩니다. 아들이 잘 먹는 음식이라서요. 여하튼 남편이 거들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머리를 좀 감았습니다. 아프다고 씻는 걸 미룰 수는 없으니. 어느 새 맛있는 뼈해장국이 완성되었습니다. 밥도 전자레인지에 데워 따로 제 방으로 가져갔습니다. 감기를 다른 가족에게 옮기면 안되었기 때문이죠. 역시 저는 한국인인가봅니다. 밥이 맛있어요. 밥을 뼈해장국과 맛있게 먹고 난 후 약을 챙겨먹었습니다. 의자에 기대어 앉으니, 약 기운이 온 몸에 금새 퍼져 졸음이 쏟아졌습니다. 


토요일 아침 7시부터 있는 책쓰기 정규과정 수업도 듣다가 잠에 빠져들었어요. 아예 대놓고 잔 건 흔치 않은 일인데, 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버틸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글쓰기와 삶에 필요한 3기가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버티기, 남에 말에 휘둘리지 않기, 힘들고 어려운 순간 넘어서기. 지금 제게도 필요한 3기입니다. 연초부터 감기가 찾아왔으니 올해 대박날 조짐인가 봅니다. 이렇게 초긍정으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건강이 나빠진다는 신호를 아시나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왜 감기가 제게 찾아온 지 알겠더라고요. 남편이 아이들과 함께 본가(제게는 시댁이죠)와 처가(제게는 친정이고요)에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수업에 늘 태워다 주고 데리고 와주는 운전기사가 없어진 셈이지요. 이번 주가 또 얼마나 추웠나요? 그 추위에 대중교통이나 뚜벅이 걸음으로 다녔으니, 몸이 버틸 힘이 없었나 봅니다. 숙면이 중요한데, 늘 옆에서 자던 남편이 없으니 일찍 잠에 들었지만, 중간중간 깨는 일도 잦았고요. 그래서 요 감기라는 녀석이 제게 찾아왔나 봅니다. 건강은 자랑하는 게 아니랬죠? 자신만만하기도 했습니다. 모두 독감이나 감기로 고생했는데, 저는 멀쩡했으니까요. 감기가 이런 제게 쌤통이다며 덤벼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평소 물을 잘 마시지 않는 습관 역시 감기를 유발했어요. 특히나 건조한 계절에는 물을 더 많이 마셔줘야 됩니다. 저는 고작 하루 500밀리리터 정도의 물 밖에 마시지 않는 것 같아요. 성인 기준 하루 1.5리터에서 2리터 정도는 마셔야 합니다. 그에 비해 제가 마시는 물의 양은 턱없이 부족하지요. 


이번 기회에 다시 제 건강을 생각해 봅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물을 정기적으로 충분히 마셔야겠습니다. 수면 시간을 잘 체크하고, 잠에 드는 시각과 일어날 시간을 정해 지켜야겠습니다. 늘 제 운전기사 역할을 해 주는 남편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감기야! 제발 조금만 있다가 나가렴. 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니까, 네가 오래 머물 사람이 아니라서 말이지.


감기에게 이렇게 부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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