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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Sep 29. 2023

아들과 본 애니메이션_가족사진 촬영

백백 프로젝트_13기_100_열아홉 번째 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 때 오곡백과가 익어가고, 가족도 함께 모여 풍성하다는 걸 잘 묘사해 주는 말이다. 한가위라 요즘은 과일 값은 비싸고, 핵가족화되면서 함께 모이기도 쉽지 않다. 아들과 일본 애니메이션을 함께 보고 거의 12시가 다 되어 잠이 들었다. 1시간 45분 러닝타임 초집중해서 본 것 같다. 원래 일본 만화책이 원작이고, 극장판은 박성후 한국인이 감독을 맡았다. 아들도 일본 애니메이션인데, 한국인이 감독을 맡아서 관심을 갖고 봤다고 한다.

눈이 몇 십 개가 달린 괴물들이 등장하고, 사람이 죽는 장면들이 나오긴 하지만, 15세 이상 관람가라 그렇게 잔인한 장면은 많지 않다. 특히 아들이 먼저 봤기 때문에 잔인한 장면이 나오기 전에 알려줘서 그 장면은 보지 않을 수 있었다. 아들은 신기해했다. 자기가 재미있게 본 만화영화는 엄마도 재밌게 보고 있으니 말이다. 주제가 마음에 들었다. 주술회원 0의 주인공은 옷코츠 유타이다. 유타에게는 어릴 적 소꿉친구인 여자친구 오리모토 리카가 있었다. 길에서 차에 치어 유타의 눈앞에서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약속해, 리카와 유타는 어른이 되면 결혼하기로.”

옷코츠는 원령으로 변한 리카의 저주에 괴로워한 나머지 자신도 죽기를 바라지만 최강의 주술사인 고죠 사토루에 의해 주술 고전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동급생인 젠인 마키, 이누마키 토게, 판다를 만나면서 굳은 결심을 하게 된다.

“살아도 된다는 자신이 필요해.”

“나는 주술고전에서 리카의 저주를 풀겠습니다.”






한편 오코치와 친구들 앞에 과거에 일반인을 대량으로 학살해서 고전에서 추방된 최악의 주저사인 게토 스구루가 나타난다.

“12월 24일, 우리는 백귀야행을 결행한다.”

주술사만의 낙원을 만들려는 게토는 비술사를 섬멸하겠다고 하면서, 신주쿠와 교토에 천의 저주를 내리는 선전포고를 하게 되었다. (나무위키 내용 참조) 영화의 막바지, 그 백귀야행 당일의 사건을 꽤나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리카가 원령이 되어 사람들을 해치게 된 것은 다름 아니라, 유타가 리카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고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게토 스구루와의 마지막 결전에서 리카에게 마지막으로 고백하는 그 장면이 인상적이다. 유타는 리카에게 목숨을 줄 테니 마지막으로 한번 더 힘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했다. 유타 자신을 제물로 삼은 속박으로 인해 리카는 주력의 제한을 해제했고, 게토를 향해 엄청한 출력의 주력을 발사하며 일단락된다. 영화 전체 내용을 글로 다 담을 수는 없으므로 나머지는 생략한다. 적다 보니 어제 본 영화의 장면들이 다시 그려진다.






추석 당일 6시 30분쯤 잠에서 깼다. 건너 황토방에서 아들과 우리 부부가 잤다. 부엌으로 가니 어머님께서 아침 준비를 벌써 하고 계셨다. 이미 쌀은 씻어 안쳐두신 상태다. 밤과 콩, 찹쌀을 넣으셨다. 나중에 8시쯤 예배드리고 8시 반쯤 식사를 하자고 하셨다. 가서 눈을 붙였는데 잠이 살 들었다. 일어나 다시 부엌으로 가니, 동서 둘과 어머님이 손질하여 준비해 둔 재료로 벌써 국도 끓이고, 잡채도 데웠다. 생선도 이미 다 구워서 잘라두었다. 8시 20분에 예배를 먼저 드렸다. 어제저녁 가정예배 때는 큰 서방님이 예배 인도 및 설교를 하셨고, 오늘은 남편이 예배 인도 및 설교를 맡았다. 매일 하는 큐티를 본문으로 하여 말씀을 전했다. 열왕기상 10장 14절부터 29절에 나온 본문으로 솔로몬 왕이 누렸던 부귀영화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해 설교했다. 지혜를 구하고 덤으로 얻게 된 부와 명예, 영화가 오히려 솔로몬 왕을 타락하게 만든 주요 원인이 되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처음 마음을 버리지 않고, 늘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우리 가족이 되어야겠다.






오랜만에 어머님, 세 아들, 세 며느리, 조카 세 명, 딸과 아들. 이렇게 모든 가족이 모인 추석 명절이다. 가족사진을 찍었다. 아버님 살아계실 때 찍은 딱 그 위치 그대로. 아버님도 그때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그 사진을 볼 때마다 아쉽다. 새로운 가족 우주가 어머님 옆에 자리해서 찍었다. 남편이 미리 봉투에 조카들에게 줄 용돈을 넣어두었다. 이쁜 봉투이긴 하지만, 밋밋해서 캘리로 조카들 한 명 한 명 이름을 캘리붓으로 써서 줬다. 시집오고 얼마 안 돼서 나는 큰 며느리로 걱정과 불안감이 몰려왔다. 이제는 착한 동서들이 두 명이나 있어 든든하다. 몸과 마음도 한결 가볍다. 동서들이 존경하는 큰 형님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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