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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Sep 30. 2023

합천 영상테마파크 관람

백백 프로젝트_13기_100_스무 번째 



내가 아니, 친정어머니가 태어나기도 전 서울의 모습이 이 모습이리라. 옛날 서울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곳. 바로 이곳은 내 고향 합천의 자랑, 영상테마파크이다.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 합천 영상테마파크에 가본 적이 있다. 합천 영상테마파크는 2004년에 건립되었다. 1920년에서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국내 최고의 특화된 시대물 오픈 세트장이다. 이곳에서 근대한국사 관련 영상을 많이 촬영했다.      

드라마 『각시탈』, 『빛과 그림자』, 『서울 1945』, 『에덴의 동쪽』, 『경성스캔들』, 『시카고타자기』, 『비밀의 숲』, 『란제리 소녀시대』, 『화유기』, 『구미호뎐, 1938』과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인천상륙장작 전』, 『해어화』, 『써니』, 『밀정』, 『박열』, 『대장김창수』, 『택시 운전사』, 『변호사』, 『암살』 등 190편 이상이다. 영화나 드라마 이외에도 드라마 광고, 뮤직비디오 등 각종 영상작품이 촬영된 전국 최고의 촬영세트장이다. 추석 당일인 오늘은 무료입장이란다. 그래서 주차할 곳도 없이 사람들이 그리 많았나 보다.

드라마나 영화 제목 중에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다. 날이 날이니만큼 행사도 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막 어떤 행사가 끝나는 참이었다. 조선 호텔 건물 문 앞에서 뭔가를 하고 있었는데, 장기자랑 같았다.






입장하자마자 건물 벽에 윤동주 시인 시와 초상화가 그려져 있었다. 놓칠 수 없어서 한 컷 찍었다. 가장 존경하는 시인이다. 내 조상이기도 하고. 아름다운 시를 남기고 떠난 시인, 윤동주. 가족과 함께 옛날 거리를 거닐어 본다. 여기저기 카메라만 갖다 대면 한 폭의 포스터다. 순댓국 파는 식당부터, 타이어 파는 곳, 구멍가게, 근사한 경양식 파는 식당, 조선 호텔, 경성역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다. 조선총독부, 헌병대, 건물 벨기에 영사관은 실제 건물 같아 깜짝 놀랐다. 이외에도 커피숍, 살롱, 일본어로 된 간판, 신문사도 인상적이다. 건물 안은 거의 다 텅텅 비었다. 아마도 실외 촬영만 여기에서 하고, 실내는 또 다른 세트장에서 하는 듯. 그래서 오픈세트장이라고 하는 것 같다.     

당시 서울을 운행하던 전차도 두 대가 있다. 기차도 한 대 있고. 세 곳 모두 올라타서 사진도 찍어봤다. 추석 전날과 추석 당일에 TV에서 재방송 됐던 드라마 『구미호뎐, 1938』 촬영 장소도 있었다. 양품점이다. 딸은 유독 그 앞에서 사진을 찍어 달라 주문을 했다.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진동했다. 알고 보니 어떤 닭 꼬치 장수가 특수를 노리고 판매 중이었다. 닭 꼬치를 먹고 싶긴 했지만, 친정에 가서 곧 저녁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참기로 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산을 넘어가면 청와대도 볼 수 있지만, 거기 가는 건 생략하기로 했다. 어차피 대통령이 청와대를 개방했기 때문에 굳이 모형을 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 추석 때 가족과 좋은 추억 하나 남길 수 있어서 감사하다.     

구름에 가려져 달이 보이지 않다가 살짝 구름이 걷힌 때를 놓치지 않고 보름달을 찍어보았다. 인생이란 언제나 때가 있는 법이다. 가족과 보낼 시간도 세어보니 많지 않다. 아들은 곧 고등학교에 진학할 거고, 공부하느라 여념이 없을 것이다. 딸도 대학교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과 공부과 복수전공 공부, 임용 준비로 바쁜 나날들을 보내겠지.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을 때 시간을 내어 하나씩 추억을 만들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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