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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Oct 01. 2023

순댓국 한 그릇과 몸보신

백백 프로젝트_13기_100_스물한 번째 글


순댓국 한 그릇과 몸보신     

한가위 연휴 중의 주일이다. 그래서인지 교회 늘 앉던 내 자리엔 못 보던 분들이 앉았다. 내 뒷자리 앉으시던 부부 집사님도 다른 교회에 가셨는지 오늘은 보이지 않으셨다. 둘째 줄이 아니라 셋째 줄에 앉아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지난주에 이어서 오늘도 10월 22일에 있을 새 생명 축제에 초청할 태신자를 작성했다. 나는 지난주에 제출한 걸로 끝.     

새 생명 축제 기간이라 말씀도 원래 하던 창세기 말씀이 아닌 전도에 관련된 본문으로 해 주셨다. 오늘은 요한복음 4장에 나오는 사마리아 여인의 전도에 관한 설교였다.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늘 정오에 물동이를 들고 나오던 그 여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변화되었다. 수치가 예수 앞에 드러나면 치유를 받게 된다. 당당해진 그녀는 동네로 들어가 단순한 한 마디로 복음을 전한다. 단순하지만 힘이 있고, 자신감 있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제 3주가량 남은 기간 동안 내가 적었던 태신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서 복음을 전하고 초청할지 기도하며 생각해 봐야겠다.     







찬양대 찬양 시간이다. 원래는 오늘 녹음하는데, 오늘은 깜빡하고 누르지를 않았다. 손경민 목사님이 작사, 작곡하신 〈은혜〉라는 곡을 연주했다. 평소에 듣던 것과 별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클라이맥스로 갈수록 찬양대 연주곡으로 편곡되어 더 웅장했다. 마지막 남자 솔리스트 나오는 부분과 끝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남자 솔리스트는 우리 교회의 자랑 서울대 성악과 재학 중인 강은재 청년이 불러줬다. 아름다운 하모니가 심금을 울렸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는 가사도 오늘따라 마음에 다가왔다. 1년의 9개월이 다 지났다. 남은 3개월도 하나님의 은혜로 잘 보낼 수 있기를 소망하는 마음이다.     







주일 예배와 초등 2부 예배까지 잘 마치고 점심시간이다. 한 번 가봐야지 하고 생각했던 청년순댓국 식당을 드디어 오늘 가보게 되었다. 병천 순대를 좋아하는데, 순댓국에 병천 순대 다섯 개가 들어 있다. 찹쌀순대보다 나는 전통순대가 더 좋다. 머리고기도 실하고, 아주 마음에 든다. 진한 국물도 입에 촥 감긴다. 같이 시킨 전병도 맛있다. 결국 다 못 먹고 남겨 간다. 남긴 전병은 아들이 5개, 남편이 1개를 먹었다. 순댓국 한 그릇 비우면 땀이 쫙 나고, 다른 보약이 필요 없다. 몸보신 제대로 하는 기분이다. 다음에는 이 식당에 파는 순대만 국밥이랑 전골도 먹어보고 싶다.     







순댓국에 들어 있는 갖가지 머리고기의 어우러짐, 감칠맛 더하는 국물과 병천순대의 씹히는 질감이 좋다. 양념장과 간을 위한 새우젓까지 추가하면 김치나 깍두기 외엔 딴 반찬 필요 없는 맛이다.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울 때 장터에 앉아 금방 말아먹던 순댓국밥처럼 그런 소탈한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구에게나 부담 없는 그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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