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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Oct 03. 2023

길었던 연휴도 끝이 나고_쉼에 대하여

백백 프로젝트_13기_100_스물세 번째 글


연휴가 길어서 좋아했는데, 그 긴 연휴도 이제 오늘이면 끝이 난다. 내일부터는 또 열심히 일해야 한다. 10월 9일이 한글날이라 쉬는 날이긴 하지만, 월요일 친구들 2주 연속으로 쉴 수는 없어 그날은 수업을 하기로 했다. 어머니들 대부분 그날 수업은 가능하다 했고. 연휴 첫날은 시댁에서 둘째 날은 시댁과 친정, 마지막날은 친정에서 집으로 올라오는 일정으로 끝났다. 그리고 일요일은 교회에 갔었고, 어제는 대청소를 했다. 오늘은 아침까지 늘어지게 잤다. 세상 행복하다.


어제 이은대 사부님이 오늘만큼은 평소처럼 일찍 일어나 보라고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다시 자고 말았다. 처음 일어난 시각이 6시 40분이었는데 더 잤다. 오늘 밖에 늦잠 잘 수 없다는 보상심리가 작동해서였던 듯. 그래도 많이 자고 일어났더니 연휴 때 조금 남아있었던 피곤까지 싹 사라진 느낌이다. 한 번 이렇게 늘어지게 짜줘야 한다. 피부를 위해서라도.

어제 딸은 자취방으로 갔고. 아들은 정리된 방에서 잤다. 침대에서 자다가 매트리스만 깔고 자니 느낌이 이상했을지도 모르겠다.


매일 우리는 쉰다. 이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계속 쉴 새 없이 일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일을 하다가도 잠시 멈춰 눈을 감고 쉬기도 하고, 바깥바람을 쐬기도 한다. 잠은 하루를 마무리하며 몸을 편안하게 하는 최고의 쉼이다. 한자로는 휴식(休息)이다. 한자를 잘 뜯어보니 쉴 휴(休) 글자에는 사람 인(人)과 나무 목(木)이 있다. 사람이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쉬듯이 편안히 쉬는 모습이 연상된다. 숨 쉴 식(息) 글씨를 보면 스스로 자(自) 아래에 마음 심(心)이 있는 모양새이다. 이건 나만의 해석이지만,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 참다운 쉼이 아닐까 한다. 쉼이란 그저 시간을 흘러 보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며 편안히 나무 아래 기대는 여유인 것 같다. 긴 연휴를 지나며 나는 얼마나 마음을 다잡았는가? 편히 쉬었는가? 돌아보니 그렇게 보내지 않은 것 같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을 보면 잠시도 쉴 틈이 없어 안타까울 때가 있다. 나도 저 때가 있었는데, 언제 지나갔다 싶다. 아이들은 어느새 다 커서 대학생과 예비 고등학생이 되어 있다. 아이들 어릴 때 아이들 키우는 데 집중하지 못했다. 집안일도 제대로 돌보는 걸 귀찮아했다. 나가서 일하는 게 좋았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된다. 돌이킬 수는 없지만, 꼭 엄마들에게 얘기하고 싶다. 지금 아이 돌보는 그 시기는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그래도 조금 쉴 수 있을 때 충분한 쉼은 누리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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