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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Oct 12. 2023

마라탕, 남편이 건넨 김밥

백백 프로젝트_13기_서른두 번째 글

    

오전에 교사교육이 있었다. 참 교사 배움터 첫 번째 순서는 이것이다. 개인정보 보호법 강화 때문에 고객 정보가 들어 있는 것들을 잘 파기하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지난날 우수 선생님들 실적을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어떻게 한 달 161 성장을 할 수 있는지 신기할 뿐이다. 세 번째는 이번 달 전략과목에 대해 정리해 주었다. 네 번째는 스마트올 중학 올탭 과외 우수 상담 사례와 쿠키 버라이어티팩 우수 상담 사례를 나눠주었다. 내가 잘 아는 남양주지국 탁OO 선생님 사례도 나와서 반가웠다.     

교육을 마친 후에 센터 선생님들 모임을 가졌다. 지국장님, 멘토 선생님과 나, 이렇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벌써 배가 고프다.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해서 그런가 보다. 평소 같으면 교육 시간에 간식을 주시는데, 오늘은 간식도 없다. 그런데 전략 회의도 했었고, 회비 문제 때문에 휴회 난 어머니께 전화도 드려야 했었다. 전화드린 후 계좌번호를 받아서 또또사랑센터에 전화 연결도 해야 한다. 일을 다 마치니 시간이 벌써 11시 45분이 넘었다. 남편에게 연락을 취해서 어서 오라고 했다. 집이 근처라 다행이다. 남편이 점심때 마라탕이든 뭐든 사준다고 했다. 남편에게 전화했다. 뒷문 쪽으로 나오라고 했다. 이미 나온 상태이기에 건물을 한 바퀴 돌았다. 남편이 모자를 쓰고 폰을 보고 있었다.     

“뭐 먹을래요? 마라탕? 돈카츠? 생선조림? 여보가 먹고 싶은 거 아무거나 골라요.”

처음에 돈카츠 먹으러 가려다가 얼큰한 국물이 당겨서 마라탕을 먹기로 했다. 아이들과 추석 주간에도 왔던 곳이다. 별내 ‘마라순꼬우’ 식당이다. 직접 자신이 먹고 싶은 재료들을 통에 담아서 그램 수를 재면 그에 따라 결제를 하고, 그 재료를 갖고 요리를 해서 주는 식당이다. 각종 채소와 해산물, 떡, 면, 버섯 등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소고기를 추가하고, 맵기 조절까지 하면 된다. 늘 그랬듯 오늘도 1단계로 주문했다. 주문해서 만들어지는 동안 땅콩소스, 산초기름, 단무지, 고추기름 등을 자리에 가져다 놓았다. 오늘따라 빨리 요리가 되어 나왔다. 점심때이기도 하고 손님이 적어서 그런 것 같다. 꿔바로우도 작은 걸로 하나 주문 넣었다. 그렇게 우리 부부가 먹으니까 적당히 배도 부르고 딱이었다.     

오후 수업까지는 시간이 좀 있어서 지난주 목요일 이후부터 어제까지 미뤄둔 학생들 교재 채점을 했다. 아이들이 왜 이렇게 틀리는지 모르겠다. 집중해서 잘 풀면 될 텐데. 어려워해서 많이 틀리는 친구도 있다. 자기에게 맞는 교재가 아니다. 학년별 교재라서 이런 맹점이 있다. 오늘도 민재와 수업을 하는데 연산교재가 중학생 교재가 맞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팀장님께 말씀드렸다. 인수인계한 선생님께도 다시 전달받았다. 진도가 느린 것은 아니니 부족한 부분 다시 짚고 가도 된다고 말이다. 바로셈 진도 체계를 수정할 필요성이 있다. 내가 교재 편집부가 아니니 어쩔 수는 없다. 수동적으로 잘 조절해야 할 노릇이다. 아무튼 오늘은 두 명 만 센터 수업이라서 그들 수업을 마치고 저녁 수업을 위해 교실을 정리했다.     

남편을 6시 40분에 만나기로 해서 35분에는 센터를 나갔다. 1층으로 나가서 뒷문에 주차되어 있는 남편 차를 탔다. 차를 탔는데 남편 차 컵 홀더에 김밥이 놓여 있었다. 어제는 보온도시락에 있던 김밥을 건넸는데. 오늘도 김밥이다. 늘 저녁을 못 먹는 나에게 김밥을 건넨다. 원래 여자 재희 어머님이 간식거리를 주셔서 목요일은 김밥을 사주지 않아도 되는데, 이상하게 간식을 주시지 않았다. 그래서 남편이 간식 준 게 어찌나 감사한지 모른다. 어제는 불고기 김밥을, 오늘은 김치볶음 돼지고기 김밥을 사 줘서 질리지도 않게 사 준 남편의 센스! 나는 정말 행복한 아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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