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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Oct 13. 2023

공저 인세를 받으며 드는 생각

백백 프로젝트_13기_서른세 번째 글

자이언트 공저 8기 인세를 받는 날이다. 팀장을 맡아주셨던 백란현 작가님이 오픈채팅방에 남긴 톡을 보고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드디어 인세를 받는다. 사실 앞서 진행했던 두 권의 공저에서는 인세다운 인세를 받아보지 못했다. 계약금까지 받았지만, 이마저도 출간기념회 때 쓰고 끝이었기 때문이었다. 오늘 인세 받는 걸 생각하니 문득 지난 12월부터 출간까지의 일정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작년 12월에 자이언트 공저 8기 모집 공고가 떴다. 1기부터 쭉 신청은 해 왔지만, 7기까지는 선택받지 못했다. 8기에 떨어지면 9기에 지원하자는 마음으로 도전했다. 감사하게도 8기에 선정이 되었다. 라이팅 코치들은 일반 공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없어서 사실상 10기까지가 마지막이었지만, 나는 9, 10기 모집 공고할 때 못 봐서 지원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8기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영영 공저 프로젝트는 하지 못할 뻔했다. 


공저 8기 오프닝 모임을 시작으로 초고를 썼다. 기간을 많이 주시지는 않았다. 10일 정도. 다른 기수 같으면 일주일만 줬는데, 특별히 우리는 어려운 주제라서 3일 더 주신 거라고 하셨다. 이후 1차 퇴고 안내 모임을 초고 제출 마감 5일 뒤인 2월 27일에 진행했다. 1차 퇴고는 시간을 조금 넉넉하게 주셨다. 충분히 읽고 오탈자는 기본이고, 본인 글 고칠 부분을 잘 고칠 수 있도록 말이다. 이어 2차 퇴고 모임과 2차 퇴고를 했다. 이제 조금은 몰아치듯 진행되었다. 3차 퇴고는 안내모임이 없고 오픈톡방 안내만 있었다. 3차까지의 퇴고까지 마쳤다. 그리고 5월 2일 출간 계약을 하러 대구에 내려갔다. 사실 부담은 좀 되었지만, 출간계약을 제대로 한 적이 별로 없어서 꼭 가고는 싶었다. 2021년에 출간한 두 권의 공저는 약식으로 출간계약을 진행했었다. 꼭 가서 계약서에 사인도 하고 사진도 찍고 싶어서 출발했다. 남편이 마침 동대구역으로 잘 마중을 나와줘서 같이 점심을 먹고, 출간 계약하는 장소까지 태워다 주었다. 안내에 따라 코오롱 팔공산점 2층으로 올라가니 반가운 얼굴들이 이미 자리하고 있었다. 이은대 스승님께 인사드리고, 함께 글 쓴 공저 작가님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두어 분이 아직 도착하지 않으셔서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드디어 완전체 10명이 다 모였다.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참석했고, 응원차 두 분이 더 참석하셨다. 우리 기수부터 달라진 공저출간 계약 출판사에 따른 안내 사항을 스승님이 먼저 말씀해 주셨다. 코오롱 팔공산점장님인 작가님이 준비해 주신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우리만의 축제를 즐겼다. 백란현 작가님이 사 오신 예쁜 꽃, 이영란 작가님이 준비해 주신 멋진 캘리그래피 작품을 탁자 위에 장식해 놓고 한 명씩 계약서에 사인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에는 밖에 나가서 현수막을 손에 들고 꽃다발을 들고 사진 찍었다. 꽃이 파스텔톤이라 따스하게 나왔다. 어찌나 2층을 촬영하기 좋게 잘 꾸며 놓으셨는지 찍는 사진마다 화보가 따로 없었다. 캠핑장 분위기도 나고 말이다. 코오롱이라 그런가 보다. 

이제 기다려온 점심시간. 어떤 점심을 먹게 될까 했는데, 우리가 간 곳은 바로 횟집이다. 세상에. 회를 먹게 되다니. 이은대 스승님께서 쏘신다고 하니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제 와서 말하는 거지만, 이 사실은 당시에는 기밀이었다. (지금도 발설하면 안 되는 건가?) 아무튼 이날 먹은 회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쫄깃 쫀득 어찌나 살점이 맛있게 입안을 소용돌이치며 목구멍까지 간지럽혔는지 말이다. 


출간계약식을 마치고 남양주 별내까지는 남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조금 더 오래 걸렸지만 편안하게 왔다. 마지막 퇴고인 짝꿍퇴고가 기다리고 있었다. 백란현 팀장님과 내가 짝꿍이 되었다. 작가님 글을 꼼꼼하게 봐 드리지 못해 지금 생각해도 죄송한 마음이 크다. 감사하게도 작가님은 내 글을 직접 퇴고 만남 때 읽어가면서 고쳐주셨다. 고쳐야 할 부분을 일일이 화면에 띄워서 밑줄도 쳐 주시고. 그래서 좀 더 이번 공저의 완성도가 컸던 것 같다. 이미 자이언트 내에서 공저 출간을 해 본 경험도 있기 때문에 안내도 잘해 주신 것 같다. 기회만 더 있으면 나도 팀장 해보고 싶었지만. 암튼 리더가 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내가 잘해야 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도 잘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통장에 (주)북랩 글귀가 찍혀 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 책이 더 많이 판매되어 인세를 더 받게 되길 기도해 본다. 그보다 더 소망하는 것은 나를 포함한 10명의 작가가 쓴 책의 한 부분이라도 읽고, 밑줄을 치는 독자가 많아지기를. 그들의 삶이 그 밑줄 친 문장으로 변화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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