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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Oct 21. 2023

한 달에 한 번 서울나들이

백백 프로젝트_13기_100_마흔한 번째 글

한 달에 한 번 서울나들이 가는 날이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 소속 작가가 된 지 2년이 넘었다. 작가 공동체라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매력은 교보문고 잠실점에서 진행하는 저자사인회이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진행하고 있다. 이번 달 주인공은 최근 네 번째 책 《직장 노예》를 출간한 김형준 작가님이다.

아침에 병원에 갔다가 남편 식사 후 바로 잠실 교보로 향했다. 평소 같으면 집에서 출발할 시간에 도착했다.     

기다리는 동안 내일 서평 쓰는 독서 모임 선정 도서인 《멀고도 가까운》 책을 읽었다. 그러다 문득 그저께 유튜브 보다 고영준 작가가 강의에서 언급한 도서가 생각났다. 어디에 있는지 몰라 헤매다 자기 계발 베스트셀러 코너로 가니 떡하니 자리하고 있었다. 벤저민 하디의 《퓨처 셀프》.

나중에는 우리가 쓰는 ‘그릿’이 책 이름 《그릿》에서 온 것처럼, ‘퓨처 셀프’도 단어처럼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이 났다.

1장을 그 자리에서 메모하며 읽어 내려갔다. 자리에 오래 앉아 있으면 민폐인 것도 있어서 기다리는 분에게 양보했다.     

시간을 보니 어느새 2시가 넘었다. 혹시나 해서 자이언트 공저 8기 오픈채팅방을 보니 백란현 작가님이 교보문고 바로 옆 카페에 이선희 작가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셨다.

“요기 오세요!”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서 카페로 갔다. 학년부장이자 8기 팀장인 백란현 작가님이 법인 카드로 사주겠다고 했다. 뭘 마실까 잠시 고민 후 카푸치노를 선택했다. 수다를 좀 떨고 있으니 진동벨을 백란현 작가님이 내게 주었다.

“작가님, 갖고 오시어요.”

거품 위에 시나몬 가루에 뿌려진 카푸치노를 트레이에 담아 내 자리에 가져와 잔만 내려놓았다. 다시 트레이는 갖다 놓고. 사부님이 여기 앉아 계시다 가신 흔적도 보였다. 가운데에 놓인 음료 두 잔 중 한 잔이 이은대 사부님이 마신 거라고 백 작가님이 얘기했기 때문이다. 원래는 나도 사부님이 드신 것처럼 커피 말고 다른 걸 마시는 편인데, 아까 졸리기도 해서 카페인 들어있는 카푸치노를 주문했던 것이다. 쓰지만, 조금은 부드러운. 우리네 인생 같은.

함께 책을 쓴 8기 작가님들과 사진을 찍기도 하고 이야기꽃도 폈다.     

엇, 벌써 3시 15분 전이다. 화장실에 들렀다가 사인회 장소로 향했다. 다행히 카페로 가기 전에 미리 김형준 작가님 책을 구입해서 나는 바로 사인회가 있는 장소로 갈 수 있었다. 이은대 사부님이 인사를 먼저 하시고, 김형준 작가님을 소개해 주셨다. 김형준 작가님의 감사 인사를 듣고, 사인받는 대열로 쭉 줄을 섰다. 내 앞에 사인받는 두 작가님 사진도 찍어드리고, 드디어 내가 김형준 작가님께 사인받는 시간! 뒤에 계신 작가님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드렸다.     

사인회 이후에는 2차 장소로 이동한다. 뒤풀이 장소이다. 초반 두어 번은 뒤풀이도 식사 후에 호프집으로 이동했었는데, 그 이후에는 사인회 마치고 바로 호프집에서 식사도 하고 술도 한다. 이 자리를 통해 함께 앉은 작가님들을 더 알아갈 수 있다. 때론 자기 책을 쓴 작가님들에게 동기부여를 받기도 하고, 도리어 내가 작가님들에게 도전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공저 쓰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작가님들 말이다. 요즘엔 나보다 공저를 더 많이 쓰신 작가님들이 있기에 명함도 내밀지 못하지만. 오늘도 이성애 작가님께 말씀드렸다.

“작가님도 도전해 보세요. 어렵지 않더라고요. 잘하실 수 있을 거예요. 다음 라이팅 코치 프로젝트 때 우리 같이 써요.”

지난달 사인했던 작가가 오늘 주인공을 축하하며 노래든 뭐든 하고, 다음 달에 하는 작가가 초대하는 말을 한다. 한 달에 한 번 공식커플(^^) 우리 8기 공저 작가인 백란현 작가님과 서영식 작가님 듀엣곡을 들었다. 평소보다는 좀 단출하지만, 김형준 작가님이 준비한 게임으로 시간을 보냈다. 오엑스 퀴즈도 있고 서술형도 했다. 사인회 때 나눠 준 간식 봉지 겉면에 붙은 스티커 번호로 행운권 추첨도 한다고 해서 다들 기대했다. ‘자이언트’로 4행시 짓는 시간이 있었는데, 용기를 내어 나갔다. 어마어마한 선물이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자 : 자이언트에 입과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이 : 이제 제 책을 쓸 때가 되어 과제를 하고 있습니다.

언 : 언짢은 소리도 하지 마세요. 제가 더 속이 탑니다.

트 : 트집도 잡지 마세요. 내년에 출간 못하면 제 성을 갑니다. (허걱! 너무 심하게 말했나요?)     

이은대 작가님이, “저기, 박희진 작가님!” 이렇게 부르며 놀리셨다. 근데 선물이 미니히터다. 발표하는 순간만큼은 정말 그렇게 될 것을 꿈꾸며 말했다. 내년에도 윤희진 작가로 살 수 있도록 내 말을 지켜야겠다.

이선희 작가님이 모객과 마케팅이 고민이시란다. 나도 라이팅코치로 살아가기에 생각해야 할 문제다. 내 옆에 앉아 있던 박경아 작가님이 어떤 것부터 먼저 해 보실 수 있는지 알려주셨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해서 팔로워수를 늘려보실 것과 블로그에 조회수 및 방문수를 체크해 보도록 조언해 주셨다.

멀리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지안 작가님이 오셨기에 나는 집에 가려다가 말고 다시 들어와 그분 옆에 앉았다. 그래도 멀리서 오셨는데, 작가님과도 친분을 쌓고 싶어서이다. 1시간 정도 더 작가님 옆에 앉아 있었기에 동갑인 황상열 작가님, 오늘의 주인공 김형준 작가님, 다음 달 주인공 이지연 작가님, 이진행 작가님, 안지영 작가님과 친해질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서울 나들이! 이은대 스승님과 자이언트 작가님들을 만나는 이 시간이 즐겁다. 내가 작가임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다음 달에는 좀 더 떳떳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초고를 쓰고 있어야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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