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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Nov 15. 2023

66일 프로젝트 회상 및 남편과의 데이트

백일백장 글쓰기_13기_예순여섯 번째 글


벌써 백일백장 글쓰기를 시작한 지 66일째이다. 1일 차 시작한 지 엊그제 같은데 언제 이렇게 세월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작년 여름쯤에 했던 실행습관 66일 프로젝트가 기억난다. 브랜딩포유 장이지 대표가 기획하고, 여러 분야의 코치들이 함께 진행했던 프로젝트다. 나는 운동습관을 기르려고 나현순 박사님의 운동 프로젝트에 지원했었다. 첫 33일 동안하고 이틀 쉼의 시간, 또 33일 진행하고 이렇게 66일간 진행했었다. 완주한 사람에게 예쁜 크리스털 트로피를 준다고 해서 참여하기로 했다.     



무언가 외적인 보상이 주어지면 잘하는 사람이 있고, 내적 동기만 잘 되어도 실행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사람도 있다. 둘 다 적절히 되면 시너지 효과가 나는 사람도 있다. 나는 둘 다 적절히 이뤄져 시너지 효과를 내는 사람인 것 같다. 운동 프로젝트 때 나의 목표는 처음엔 5 천보 걷기였다가 상향조정해서 1만 보 걷기로 진행했다. 다른 네이버 카페에서 운동 인증프로젝트 할 때 1만 보는 그렇게 힘들더니, 작년에는 그다지 힘들지 않게 느껴졌다. 크리스털 트로피라는 외적 보상이 커서일 수 있다. 그런데 드라마틱한 변화를 일으키게 한 이유는 일주일, 2주일 진행하면서, 확실히 몸이 가벼워졌다. 비록 걷는 운동이었지만, 몸무게도 확실히 잡혔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이전에 56킬로그램이었는데, 66일 프로젝트가 끝나갈 즘에는 48~49킬로그램 몸무게를 유지하게 되었다. 아마 지금도 쉬지 않고 계속했더라면 그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90일 정도 진행하던 나만의 루틴이 늦가을쯤부터 깨어지고 말았다. 더군다나 새롭게 시작한 일의 스트레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살이 지속적으로 찌기 시작했다. 다시 이전 몸무게로 복귀 중이다. 너무 아깝지 않은가. 그래서 다시 시작을 해야 되나 고민 중이다. 어쨌든 나는 66일간의 일정을 무사히 잘 완주해서 크리스털 프로피를 받는 영광을 안았다. 이후로도 20여 일을 더 나 혼자 만보 걷기 운동을 이어갔다.     



함께 하는 힘을 알기에 나 혼자 독서인증을 해야겠다 싶어 독서와 글쓰기 밴드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다른 사람을 초대해 본 적 없지만, 어떻게 조회가 되었는지 현재에는 34명의 멤버가 있다. 인증하는 사람은 아직 나 밖에 없지만, 언젠가 이들도 내가 인증하는 것 보면서 도전을 받아 독서하는 기쁨을 누릴 것이다.    




 


 방문 수업을 가기 전에 출출한 시간이다. 김밥을 사 먹을까 하다가 그냥 시간도 애매하고 해서 회원집으로 올라갔다. 방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책상 위에 뭔가 은박지에 덮인 접시가 놓여 있었다. 벗기기도 전에 회원이 김밥이라 말해줬다. 나는 소리를 지를 뻔했다. 정말 김밥이 먹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깻잎으로 각종 야채 거기다가 멸치 양념한 것이 들어간 맛난 김밥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게 아닌가! 어머님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먹기 전과 먹고 나서 인증숏을 남겼다. 어머니께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내드렸더니 좋아하셨다. 작은 거라도 이렇게 표현해 드리는 걸 어머님들은 좋아하신다. 그렇게 먹고, 마지막 수업까지 마치면 남편을 만난다. 원래는 바로 집으로 향해야 하는데, 오늘따라 남편이 “”뭐라도 안 먹을래요?”라고 물었다. 순댓국집으로 갔지만, 주차할 곳이 없어 한 바퀴를 다시 돌아 공원 옆 빈 주차할 공간에 주차했다. 순댓국집 가기 전에 뼈해장국집이 있어서 들어갔다. 어차피 순댓국집에 가더라도 남편은 뼈해장국을 먹어야 하니까. 들어가서 자리 잡고, 나는 선지해장국, 남편은 뼈해장국을 시켰다. 천 원을 추가해야 되는 솥밥 대신 공깃밥을 시켰다. 그런데 나중에 나온 것은 게르마늄 솥밥이었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그걸 먹는 행운을 안게 되었다. 남편이 뼈 해장국을 먹어보더니 맵다고 했다. 그래서 바꿔서 먹었다. 대신 뼈 2개는 남편을 주고, 선지를 못 먹는 남편 덕분에 선지는 내가 다 먹었다. 김밥도 먹고, 그 많은 밥과 선지해장국, 솥 누룽지까지 거의 다 먹었다. 배가 터질 것 같다. 그래도 남편과 오래간만에 데이트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집에 가서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 배가 부르니 소화를 시킬 겸 운동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았다. 남편과 눈을 맞추고 이렇게 대화하며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 앞으로 얼마나 더 될까 알 수 없다. 책 쓰기 스승님도 말씀하셨던 것처럼 어쩌다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사람과의 관계보다 나와 항상 보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더 신경 쓰라고. 그 사람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시간을 보내라고 한 강의 내용을 떠올려 본다.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 배우자와의 이 시간이 즐겁다. 요기는 했다고 했지만, 너무나 잘 먹는 그 사람. 다시 연애할 때로 돌아간 듯하다. 앞으로 남아있는 시간 동안 서로를 더 의지하며 행복하게 잘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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