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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Dec 02. 2023

토요일 윤 작가의 일과

백일백장 글쓰기_13기_여든세 번째 글

    

토요일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있던 책 쓰기 수업이 오늘은 없다. 그래도 늘 일어나는 시간에 잠이 깨긴 했다. 알람도 울렸지만 말이다. 사부님 블로그에 들어가서 12월 수업 개강일자를 확인하니 12월은 다음 주 수요일부터 1주 차 수업이 시작된다. 그래서 이불을 덮고 다시 누웠다. 오래간만에 토요일 늦잠을 자고 싶어서이다. 요즘 날씨가 춥다고 하면서 나의 게으름을 합리화하고 있다.     



놀라서 일어났다. 어제 블로그글을 복사한 것까지는 생각이 났는데, 백일백장 글쓰기 13기 오픈채팅방에 카페 게시글 url 주소 올린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올려다보니, 헉! 브런치에 게시한 글만 올라가 있었다. 카페에 가보니, 이런! 카페에도 올리지 않았다. 이렇게 100일 완주자 명단에서 내 이름이 없어지는가? 카페에 인증한 것까지가 100일 완주의 기준이라면 나는 탈락이다. 슬프다. 81일간 잘 인증해 오고 카페에도 잘 게시했었는데 어제 실수를 해 버렸다. 늦었지만, 일어나자마자 블로그에는 작성했던 글을 카페에도 올리고, 13기 오픈채팅방에도 올렸다.

이제 17일만 쓰면 100일 100장 글쓰기 미션도 끝난다. 많은 사람이 처음에 시작은 했지만 10여 명은 톡방에서 나가셨고, 이제 완주를 향해 달리는 분들이 계시다. 다음 주 일요일인 12월 10일에는 함께 모여 합평회도 가진다. 합평회에서 읽을 글을 게시글에 올리는 것도 시작되었다. 지방이라 오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날이라 참석하기로 했다. 기수장을 맡기도 했지만 말이다. 부기수장님들이 훨씬 더 방에서 동기들을 잘 챙겨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오늘 성교육코칭전문강사들의 송년회가 있는 날이다. 한 달 전부터 공지가 올라왔다. 가고 싶은 맘도 있었지만, 1년 내내 성교육 강사로서 이렇다 할 활동도 별로 하지 않았고, 새로운 얼굴들도 많아 낯설어 그냥 패스하기로 했다. 내년 초에 있을 워크숍에는 참석해 볼까 생각 중이다. 2시부터 6시 상수역 근처에 있는 파티룸에서 진행되었다. 올라오는 사진만 보고 만족하기로. 지난번에는 오진림 강사님께서 1시간 정도 캘리그래피 수업을 했는데, 이번에는 미리 써 오셔서 뽑기를 하신 듯하다. 캘리그래피를 나도 좋아해서 한 번씩 쓰기는 하지만, 역시 고수들의 솜씨에 미치지는 못한다. 프로페셔널과 아마추어의 차이점이라고나 할까? 사진 올라온 것을 보니 다과 시간도 갖고, 2024년에 이루고 싶은 소망을 써서 나누는 시간도 가진 듯하다.







집에만 있어서 시간을 허투루 보낸 것 같지만, 나름 아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가족과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갔다. 다산 신도시에 있는 방이 9개, 화장실이 6개나 있는 초호화 럭셔리 집도 화면상으로 구경하고 말이다. 예전에 〈구해줘 홈즈〉라는 프로그램에서 방송된 것이 짤로 나온 영상인데 남편이 틀어놨길래 멀찌감치 앉아서 봤다. 옆에서 아들은 세계사 설명을 하고 말이다. 방 9개 중 지층에 있는 방 3개는 입이 떡 벌어진다. 하나는 집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홈 짐, 운동하고 하는 습식 건식 사우나실, 운동도 하고 사우나도 했으니 이제 친구들과 놀이할 수 있는 공간. 요렇게 마련되어 있었다. 당구대, 다트놀이를 하면서 홈바를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멋지게 인테리어 해 놓았다. 사실 이곳은 가장 나중에 소개된 곳이고, 집 안에 소형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것부터 심상치 않은 집이었다. 한국판 베버리 힐즈이다. 네 식구가 사는데 이 정도 집이라니 놀라울 뿐이다. 1층은 갤러리처럼 되어 있었는데 층고가 진짜 높았다. 주방 역시 안주인의 센스가 돋보인다. 인테리어를 위해 통일시켜놓은 주방장의 손잡이를 열어젖히자 원목으로 짜놓은 장이 보였다. 흡사 모델하우스를 연상케 했다.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대형 ㄷ 자형 주방도 내 맘에 쏙 들었다. 2층부터 이제 방을 보여줬는데, 손님방으로 쓰고 있는 방조차 파우더룸이 있다니 대단했다. 하긴 방은 아이들이 자라가면서 달라지긴 하겠지만.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긴 했다.

‘저런 집에서 한 일주일만이라도 살아봤으면 좋겠다.’

아들은 이렇게 말했다.

“화장실이 6개면 한 사람이 일단 한 개씩은 맡아 청소를 해야 되네요. 어휴, 청소하기 힘든 집이네요.”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들아, 저 정도 살 사람들이면, 가족이 청소하지 않아. 청소하는 사람을 따로 부르든지 하지.’     



아들이 이제 중학교에서의 마지막 지필평가를 마쳤으니, 이제 슬슬 고등학교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웅진 스마트올 중학에 있는 예비고 부분을 열어서 수학 1강을 듣게 했다. ‘다항식의 계산’이다. 예전에 호평동 6단지에 살 때 한 친구 과외를 했었다. 그 친구를 중학교 2학년 때인가 처음 과외를 했었는데, 그 친구를 가르치기 위해 나도 고등과정 1학년까지는 할 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EBS 수학 강의를 들었고, 그때 알게 된 강사가 최은선 선생님이다. 시험이라는 압박을 받으며 공부할 때는 그리 싫고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던 수학이었는데, 어떤 친구를 가르치기 위해, 또 나의 자유의지로 배우니 너무 재밌었다. 사실 그때 공부했던 게 구몬교사와 지금까지 아이들 지도할 때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암튼 아들한테 고교수학 한 강의 들으라 하고 나는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조금 있으니까 남편이 밥 먹으러 가자고 했다. 딸은 오늘 논술시험 친 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세 식구만 지난주에 갔던 애슐리로 갔다. 지난주에 너무 배부르게 먹어서 오늘은 절제를 좀 한다고 했는데, 결국 더 먹었다.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쿨쿨 잔 것도 모자라 아파트 주차장에서도 20분 정도를 잤다.     




하루 일과를 거의 마쳤지만, 글 쓰는 이 시간이 아직 7시 35분이다. 글을 좀 일찍 써두면 훨씬 마음이 여유롭다. 백일백장 동기 중에서 꼭 아침에 글을 써서 올리는 분이 있는데, 이 분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듯하다. 하루를 시작하고 마침에 있어 하루 할 일을 먼저 체크하고, 리스트를 적어 놓은 다음에 체크하면서 진행하면 빠지지 않고 할 수 있다. 오늘 빠뜨린 일은 없나 꼭 점검하고 잠에 들어야겠다. 어제처럼 실수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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