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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Dec 05. 2023

간식으로 내 주신 꿀떡가래와 보리차

백일백장 글쓰기_13기_여든여섯 번째 글

    

오늘은 서영이와 서준이 수업이 있는 날이다. 별가람 지역을 받으면서 이 쌍둥이 남매의 수업을 받게 되었다. 처음에 이들을 받았을 때 선생님께서 아이들이 좀 늦되다고 했었다. 어머님과 첫 상담 때에도 그렇게 들었고. 어머님 마음 씀씀이가 좋으셔서 항상 수업 때 간식을 내어 주신다. 아이들을 호되게 지도했을 때에조차 차근차근 말씀하셨다. 다른 어머니 같으면 그만하시겠다고 화를 낼만한 상황이었는데 말이다.

오늘은 사무실에서 교재를 챙기고, 집으로 갔다. 나중에 9시 거의 다 되어 수업 마칠 생각만 했다. 서준, 서영이 어머니께서 간식을 주신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말이다. 그래서 집에 가서 든든히 저녁을 챙겨 먹었다. 삼겹살을 김장 김치에 싸서 먹고. 목심 2장 구워 아들과 나눠먹었지만 말이다.

서준이, 서영이 수업이 5시 30분부터 있기 때문에 남편과 5시 15분쯤 차를 타고 위스테이 아파트로 향했다. 지하주차장에서 바로 회원집으로 갈 수 있도록 태워다 주는 남편의 서비스 덕분에 학습지 교사생활을 편하게 하고 있다. 서영이 서준이 집 호수를 누르고 세대호출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늘 어머님이 문을 열고 맞아주신다. 이런 어머니도 드물다. 요즘 세상에. 뭐 집에 애들만 있는 집들도 있고, 어머니가 집에 있어도 초인종을 누르면 아이가 나오는 집이 더 많다. 인자한 어머니의 미소는 화요일 수업의 시작을 활기차게 시작하게 한다. 몸이 많이 힘든 날이긴 하지만, 화요일은 수업이 적어 얼마나 다행인가. 오늘은 서준이 먼저 수업을 하러 들어왔다. 지난주에 서준이 새 교재를 실컷 수업하고 그 교재를 채점할 교재와 함께 들고 와 버렸다. 그 사실조차 일요일 오후에나 알아서 어머니께 월요일 가져다 드릴까 여쭸는데, 그냥 화요일 수업 때 갖다 주셔도 된다 하셨다. 이번이 두 번째라, 다른 어머니 같으면 진작 고객 불만을 얘기할만한 조건이다. 다행히 예전에 분수 예습호 다 못한 부분이 있어 그걸 풀리셨다고 한다.

오늘은 국어 수업을 먼저 하기로 했다. 지난번에 수학을 먼저 했다가 국어를 할 시간이 없어서 큰일 날 뻔했다. 다행히 독서호수라 시간이 적게 걸렸다. 국어는 지난주 정리 호에 이어 이번 주 보강 호이다. 앗, 보강 호 풀다가 모르는 것은 정리 호를 참고해야 하는데, 채점한다고 들고 왔다.

서준이는 나눗셈을 많이 어려워한다. 특히 세 자리 나누기 한 자리 실수가 많다. 마지막 일의 자리 수도 끝까지 나눠야 하는데 잊어버린다. 몫이 세 자리가 나와야 하는데 두 자리만 쓰는 것이다. 한창 수학 수업을 하고 있는데 어머님이 간식을 들고 들어오셨다. 오늘의 간식은 가래떡구이다. 살짝 구운 가래떡에 꿀까지 바른 환상적인 간식, 거기에 제주산 감귤, 보리차까지 내어 오셨다. 사실 배가 많이 고프지는 않았지만, 윤기가 흐르는 떡가래에 손이 갈 수밖에 없었다. 한 입 베어 물었더니 고소하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폭풍 떡가래 흡입은 다섯 개 맛을 다 보고서야 끝이 났다. 세상에! 보리차도 너무 맛있었다. 사실 커피나 녹차보다 나는 저녁 시간에는 이렇게 따뜻한 보리차가 좋다. 귤은 까먹을 시간이 애매해서 일단은 챙겨둔다. 서준이 남은 문제까지 마저 풀리고 이제 서영이를 부른다.

서영이는 수학부터 하기로 했다. 지난주 틀린 것 다 고치다 가는 이번 주 수업 시간이 부족할 듯하여 일단 이번 주 수학을 먼저 하기로 했다. 이번 주는 하루는 몇 시간으로 이뤄져 있는지, 요일, 월, 달력 등에 대해 공부하는 날이다. 다행히 그 부분은 예습 호 할 때도 많이 어려워하지는 않은 부분이라 이번 주는 오답이 적을 것이라 예상된다. 이후에 국어 수업을 진행했다. 역시, 틀린 문제를 봤더니 전에 내가 수업하지 않았던 큰말, 작은말 부분이 틀렸다. 그 부분 보충이 필요해 보인다. 글씨 쓰는 순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나는 서영이 수업을 하며 느낀다. 글씨 쓰는 순서를 바르게 해야 다른 사람도 잘 알아볼 수 있고, 빠르게 쓸 수도 있다. 학년이 올라가면 좀 달라지리라 생각된다. 서영이는 서준이보다 한 과목, 즉 바로셈을 더 한다. 아직 구구단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구단도 하고, 받아 올림이 있는 덧셈과 받아 내림이 있는 뺄셈을 번갈아가며 지도하고 있다. 학교에서 한 학기를 늦게 배우고 있는 서영이도 곧 3학년 1학기 과정을 들어가면 구구단을 다 외우고 계산도 원활히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큰일이다. 어머니는 얼마나 걱정되겠는가. 벌써 6시 45분이 되어간다. 어머님과 상담을 하고 이제 다음 회원집으로 가야 한다.

시간 부분이 많이 틀렸는데, 복습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 서준이도 이제 나눗셈 복습 한 번 더 하고, 분수 부분 원래 진도로 진입할 거라 했다.

위스테이 공부방이 이제 오픈을 하게 되면 서준이, 서영이가 거기에 다닐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내가 잘 진도체크해서 선생님께 보내드려야 한다. 어머니께서 아무쪼록 스마트올 클래스를 통해 서준이와 서영이 학습에 대한 염려를 내려놓을 수 있길 바란다. 서준이와 서영이가 매일 다니는 공부방에서 실력이 더 자라가 길 기도해 본다. 오늘 꿀 바른 떡가래와 보리차처럼 따뜻했던 어머니의 사랑을 남은 서준이와 서영이의 수업에 다 쏟아부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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