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집 도배
나는 살아본 적 없는 친정 아파트 도배를 위해 새벽부터 나선다. 동생들이 차지하고 있던 방에서 낡은 그들의 짐을 처치하기위해 가구수거업체를 불렀다. 이 아파트에 살기 전엔 단독주택에 살았는데 나는 거기서 결혼해서 나왔다. 애가 3명인데 항상 방이 3개니까 나는 지낼 곳이 거실이었다.
남들은 딸 하나인데 방하나 주어야지 했지만 막내 남동생이 예민하고 엄마가 애지중지하는 왕자여서 나는 거의 굴러다니는 신세였다.
자녀들의 무게와 존재를 중재하지 않은 부모때문에 나는 빨리 집을 떠나고 싶었고 드디어 성공했다.
그런데 이 낡은 벽지를 바꾼다고 저렇게 원하는 엄마가 양심이 없다는 생각이 꼬리를 물지만 측은지심과 노인돌봄의 짐을 엄마가 지고 있으니 약간의 보상차원으로 내가 나선다. "진즉 아버지 멀쩡하실 때 관리 좀 하지. 집을 돌보지도 않고"라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 여유가 있으니 소위 쓸데없는 딸노릇한다.
그러나 집에 도착한 순간 아버지의 왼쪽 팔에 선명한 상처를 보는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