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사는 그녀_세 번째 이야기
그녀가 나에게 전해준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정리해본다.
영감을 주는 책들의 표지 앞부분이 모두 보이게 집안 곳곳에 놓아두었다는 그녀.
그녀의 '방구석 도서관'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는,
그런 곳은 어떤 공간일까?
공간에 들어선 순간,
'아늑함'이 느껴지는 곳.
현실과 꿈의 중간,
그 어디쯤이었으면 한다는 그 곳.
항상 고민을 많이 하고 디자인 작업을 하지만,
언제나처럼 망설여진다.
너무 여성스러운 건 아닐까?
너무 클래식한 건 아닐까?
이런 스타일의 의자를 좋아할까?
노란색 꽃을 싫어하진 않을까?
이렇게 고민하다가는 프로젝트 론칭은 영영 못하겠다 싶어 나의 감을 믿어 보기로 한다.
자, 디자인을 보내기로 약속한 날이 다가왔다...
용기를 내서 작업한 내용물과 간단한 글이 담긴 메일을 보냈다.
부디 마음에 들기를 바라면서.
지금 메일 봤어!!!!!! 요!!!!!!!!!
하, 다행이다.
너무너무 마음에 든다며 크게 프린트해서 집에 두고 싶다고 엄청난 감동스러운 말들을 쏟아내 주는 그녀.
안도감과 뿌듯함, 그리고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를 오묘한 감정들이 뒤섞인다.
나와 비슷한 나이 또래. 또한 한국이 아닌 타지에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그녀의 인생 속으로 잠시나마 즐거운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언젠가 에펠탑이 보이는 그런 곳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완성된 서재를 바라보고 있자니,
왠지 그녀가 센 강을 바라보며 저 초록색 의자에 앉아서, 좋아하는 책과 파리의 풍경에 빠져있는 그런 모습이 그려지는듯 하다.
나는 마지막으로 어려운 부탁을 한 가지 더 했다.
혹시 이 꿈의 공간에서 읽고 싶은 그런 인생 책 있으신가요?
마지막까지 정성을 다해 글을 써준 그녀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글 자체가 너무 좋아서 그녀의 글 전체를 실으며
너무 멋진 그녀, 나의 새로운 인연 '김소라'편을 마치려 한다.
언제나 꿈꾸는 인생,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할게요, 소라님!
_이 공간 프로젝트는 공개되길 원하지 않는 너무 매력적인 저의 후배 디자이너와 함께 작업합니다. 딱히 얻는 것 없어 보이는 이 어설픈 프로젝트에 저와의 인연만 보고 합류해준 그녀에게 마음속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인생 책은 무엇인가요?’
내 인생을 통틀어 한 권만 고를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마음이 천국일 때, 열정 가득할 때, 기쁠 때, 슬럼프가 찾아올 때마다 찾은 보물 같은 인생 책이 각각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20년에 읽을 책 중에서 꼭 나누고 싶은 책 한 권을 골랐다. 내 마음에 희로애락이 있을 때 언제든 위로받고 싶은 그런 책 말이다.
우리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불확실한 사회'에 살고 있다. 코로나로 시작된 작은 불안의 씨앗들은 사회를 향한 불만으로 퍼져나가고, 연신 매체에서는 경제적으로도 위태로워질 것이라 이야기한다.
시기에 맞물려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가장 불안이 가장 커져버린 시기에 < 더 해빙>이라는 책을 만났다. 시크릿에 열광했거나, 운명을 주무르는 그런 허황된 책이라며 이 책을 쉽게 대했다가는 그 교만함에 얼굴을 들지 못할 것이다. 고백하건대 나 또한 그랬다.
언젠가부터 무언가를 간절하게 바라고 성취해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은 물건을 소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찰나'에 불과했다. 원하는 직장에 합격하는 순간이 가장 기뻤고 막상 일을 시작하면 불만 투성이었다. 그렇게 갖고 싶었던 파리의 아파트 한 채는, 집을 보러 다닐 때가 가장 신나고 막상 살기 시작하면 대출금과 공과금이 두려워졌다.
그래서 새로운 자극을 찾아 하나의 목표가 이뤄지면 또 무섭게 달려가 다른 목표를 만들어 내는 나. 물건을 지속해서 소비하면서 쾌락을 추구하는 것과, 새로운 목표를 이뤄내려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무엇을 놓친 걸까? '현재'를 놓치고 있었다.
지금 내가 이뤄놓고, 소유한 모든 것에 대한 충만함을 느껴보는 것. 너무나 많은 책에서 이야기했기에 당연해 보이기도 하지만, 왜 이 책처럼 그렇게 강하게 느끼지 못했을까.
책의 저자가 어렸을 때부터 운명학을 공부했고, 상위 1% 부자들이 찾는 구루이기에 더 신뢰가 간 것도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책을 통해 느껴지는 그 힘은 직접 체험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자석처럼 이끌려 지금 내가 가진 모든 것에 감사하는 것. 그렇게 나의 해빙은 시작이 되었다. 온 마음을 다해 내가 가진 것에 하나하나씩 감사하다 보면 또 주변에 있는 것들로 감사함이 번진다. 그 감사한 마음들이 모여 마음이 평안을 만들고, 마음의 평안이 더 큰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기반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지구 반대편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도 하고, 가슴 설레는 프로젝트를 꾸려보기 도하고, 새로운 기회가 서서히 스며들었다.
‘’ 우리의 미래는 밀가루 반죽과 같아요. 다양한 가능성으로 존재하죠, 우리가 관찰하고 인식하고 느끼는 에너지가 반죽의 모양을 형성하는 거예요. 그리고 완성된 반죽이 굳으면 우리 앞의 현실이 되죠. 다시 말해 쿠키를 어떤 모양으로 빚고 구워낼지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말이에요.
-본 문중-
나의 서재에서는 꿈을 키우고, 상상을 하고 창조해 낼 수 있는 밑 걸음을 만들어 내겠지만 그 기반에는 언제나 ‘감사’가 있음을 기억하고 싶다. 나의 서재에서 만들어낼 나의 쿠키 반죽은 아름답고, 달콤하고, 건강하며, 한 번 맞보면 영원히 찾게 되는 매력을 지닌 쿠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