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질문을 던지고, 계속 답을 찾고, 그렇게 계속 성장해나갈것이니까.
“당신의 마음은 매우 강력하고 창조적인 도구다. 그리고 좋든 싫든 당신이 하는 질문의 본질을 통해 당신은 강력한 마음의 힘과 접속한다.
어떤 질문을 던지든 당신의 뇌는 답을 찾을 것이다.
-인생에 승부를 걸 시간, 데이비드 오스본
1.질문을 찾아다니는 사람
대학생 때 내 취미이자 특기는, 무언가에 관심이 생길 때마다 그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활동들에 지원해서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보러다니는 것이었다. 내 소중한 시간을 가치있다고 생각되는 일에 투자하고 싶어서였기도 했지만, 그냥 나에 대한 질문들에 답을 찾는 과정 자체를 어느정도 즐기기도 했던 것 같다. 시골에서 혼자 입시 원서를 쓰던 고등학생 때부터, 나만의 경험과 자기소개서가 스스로에게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지며 마음이 원하는 방향을 정리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많은 질문들을 주고받았는데, 그 중에서도 내게 강렬히 남았던 질문들은 자신있게 답했던 질문들이 아니라 ‘답하지 못했던 질문들’이었다.
2.영업이 뭐라고 생각해요?
질문에 답하지 못해 기억에 남는 면접들이 있다.
재작년 초, 미국에서 푸드트럭을 마치고 돌아와 실제 직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인턴을 찾아볼 때였다.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에서 마케팅/세일즈 인턴을 모집하는 공고를 보게 되었고, 미국에서의 B2B 영업 경험을 떠올리며 첫 영문 레주메를 넣었다. 운이 좋게도 한국 지사 담당자님과 전화로 면접을 보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내가 이 직무에서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를 잘 정리해서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이력서에 썼던 경험에 대한 몇몇 질문들을 받고, 그럭저럭 대답을 해 나갔다. 하지만 마지막 질문에서 나는 그만 막막해지고 말았다.
‘영업이 뭐라고 생각해요?’
예상치 못했던 질문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지원하는 포지션을 정의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지만, 당시 미국에서의 첫 영업 경험들을 충분히 녹여내지 못한 상태에서 본질을 바로 정의내리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영 성에 차지 않는 대답이었다는 것만 기억나는 대답을 마지막으로 면접을 끝마치며, 나는 내가 그 포지션에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3.아직 답하지 못한 질문들은 나를 성장하게 만든다.
비록 인터뷰는 그렇게 끝나고 말았지만, 그날 이후로 내 머릿속에는 레이더가 하나 세워졌고, 답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꽤나 무거웠던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했다. 그 뒤로 나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영업 뿐만 아니라 마케팅, 서비스 기획 등 업에 대한 그들만의 정의를 물어보게 되었다. 이렇게 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아니어도, 일단 머릿속에 한 번 레이더가 세워지면 무의식 속에서 답을 끌어당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기소개서에서 경험을 풀어낼 때도, 은행에서 직접 영업을 경험하면서도, 다른 면접에서 질문을 받으면서도, 책이나 팟캐스트같은 콘텐츠를 접하면서도 무의식 속의 나는 열심히 답을 찾는 중이다. 그 덕에 지금 다시 그 질문을 받는다면 그때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나만의 답을 찾는 과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어쩌면 당장 답을 못할 수도 있고, 어쩌면 답이 없는 질문일수도 있다. 그렇지만 ‘아직’ 답하지 못한 어떤 질문들은, 나만의 정의를 내리게 하고 나를 성장하게 한다. 일단 질문을 던지면, 우리의 뇌는 답을 찾기 위해 무언가를 끌어당기기 시작하고, 답을 찾는 그 과정에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좋은 답을 찾으려면, 먼저 좋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한다. 대답할 수 있는 질문들도 좋지만, 가끔은 답하지 못하는 질문들과 만나는 것도 더 좋은 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계속 질문을 던지고, 계속 답을 찾고, 우린 그렇게 계속 성장해나갈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