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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게 계속 의견을 물어라

고객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시공간을 초월한 어느 집요한 개발자의 이야기

by David Ha

최근 당근 동료와 동네에서 같이 베이글을 먹고 있는데 동료가 나에게 물었다.

"David은 앱에서 고객들한테 설문을 정말 많이 돌리시더라고요."


나는 간단하게 "그냥 고객 의견을 많이 듣고 싶어서, 들으면 기능 개선할 때 좋아요."라고 간단하게 답변했지만, 사실 하나하나 다 이야기 늘어놓으면 할 말이 너무나도 많다.


이번글에선 너굴부부에서 어떤 식으로 고객의 의견을 물어보고 있고 왜 물어야 하는지에 대한 깨달음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초간단 빠른 설문

당근 다닐 때 여러 UI 중 하나만 훔쳐가라고 하면 "빠른 설문" UI를 꼽을 것이다. (물론 요즘엔 당근앱에서 안 보이지만?)


사실 UI에 뭐 특별한 건 없다. 적절한 상황과 화면상에서 직관적인 질문 한 문장과 두 개의 버튼이 전부다.

보통 설문이라 하면 시간을 들여야 할 거 같고 귀찮은 감정 먼저 와닿지만 앞서 설명한 UI는 뺄 것이 더 이상 없을 정도로 너무나 간단하고 이용자 입장에서도 부담이 매우 덜하기 때문에 잘만 활용하면 양질의 지표를 얻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너굴부부에는 앱 화면이 약 72개가 있는데, 거기서 자주 방문하고 이용하는 홈, 작성, 상세화면에다 아래 사진처럼 설문 팝업을 끼워놓고 올해 초부터 계속 고객들에게 부지런히 질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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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에 맞춰서 특정 화면에서만 설문을 노출한다

그리고 지표를 보면서 고객이 원하는 기능인지 얼추 정량적으로도 조금이나마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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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이상 긍정반응을 보인 질문의 경우 제품화 했을 때 얼추 예상한 만큼 반응 좋을 때도 있지만, 아무래도 일차원 적인 정보다 보니 제공한 기능이 사실 고객이 실제로 원한 것이 아닌 경우도 허다하기도 했다.


그러면 나는 2단계로 해당 기능에 대한 CSAT/NPS 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CSAT/N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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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S(Net Promoter Score)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지를 측정하는 지표고 CSAT(Customer Satisfaction Score)는 특정 경험(기능, 서비스, 고객 지원 등)에 대해 고객이 얼마나 만족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여기선 트리거 시점을 추가하는 개발자고 다소 귀찮을 수 있고 반대로 사용에 방해받는다는 느낌을 받는 고객님들도 있을 수 있다만 자연 성장을 위해선 위 지표는 중요하다.


성장을 위해 앱 서비스를 운영하는 운영자가 광고를 돌리든 마케팅을 해서 늘리는 방법도 있지만, 여러 방식을 해보고 다시 한번 더 느끼지만 제품을 주변에 소개하거나 자랑하는 입소문만큼 강력한 수단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입소문을 통한 성장은 아직도 여전히 갈증을 느끼고 있고 계속 연구 중이다.)


경험상 점수 선택까지는 대부분 하지만 주관식은 역시 슬프게도 귀찮은 일이기에 대부분 고객분들께서는 입력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 또한 정량적으로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표를 보고 기능을 kill 할지 더 디벨럽 할지 나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가끔 이런 경우도 있는데, 편차가 심하고 호불호가 갈리는 기능들이 있거나 파운더인 내가 갈려는 방향과 다르게 고객분들께서 집단적으로 다른 행보?를 걸을 때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3단계로 NPS를 참여하신 고객분분들께 메시지를 보낸다.


손수 정성껏 메시지 보내기

사실 머리로는 나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그냥 현장에서 만나서 고객분들이랑 커피 마시면서 앱을 놓고 같이 이야기 나누는 게 더 좋다는 것을!

하지만 아직 그럴 여유가 없다 ㅠㅠ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초반에 인터뷰 모집도 해보았으나 운이 나쁘게도 참여폼에 눈팅만 하고 가신 분들만 계셨던 적도 있었고, 이젠 시간이 흘러 재정과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서 시도를 못하고 있긴 하다.... 일단 생존에 초점을 맞춘 상태다 보니 낭만적으로 오프라인 인터뷰 할 여력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고객님들의 목소리는 소중하기 때문에 최선중 최선의 선택으로 손수 정성껏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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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엔 가끔 얼굴에 철판 깔고? 붙이는 멘트가 있다 "주변 친구나 지인들에게 자랑 많이 해달라고 ㅎㅎ..."


계속 물어야 하는 이유

사실 계속 물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진 않았다. 그냥 서비스 키우려면 하는 거지 정도 생각했었는데 최근에 간다마사노리의 책인 "입소문 전염병"에서 계속 물어야 하는 이유에 대한 통찰의 메시지를 발견했는데, 간다마사노리의 메시지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고객의 의견을 묻는 것은 입소문을 잘 낼 수 있도록
고객을 자주 연습시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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