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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emeetskun May 14. 2020

Julia & Us 24. 초콜릿 마들렌

French Madeleine . 먹기 아깝지만 안 먹기엔 더 아까운

<Pinterest>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을 인상 깊게 본 사람이라면 사랑스러운 조개 모양의 마들렌을 꼭 한 번 만들어보거나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나만 그럴 수도 있다). 어릴 적 부모님을 잃은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린 폴에게, 이웃집에 사는 마담 프루스트는 직접 우린 따뜻한 차와 마들렌을 내어준다. 차와 과자를 맛있게 먹고 깊은 잠에 빠진 폴은 잃어버린 줄 알았던 기억의 조각들을 떠올리게 되고, 나쁜 기억을 행복의 홍수 밑으로 흘려보내며 마음의 치유를 얻게 된다. 마들렌을 먹을 때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로받는 느낌이 드는 건 우연이 아닌가 보다. 


마들렌은 높은 온도에서 빠르게 구워내어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구름처럼 부드러운 프랑스식 디저트다. 베이킹을 한다고 하면 떠올리게 되는 기본적인 재료들 (밀가루, 달걀, 우유, 버터)만으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간단하지만 특별한 레시피. 마들렌 틀을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을 때 시원하게 질러준 남편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첫 마들렌은 남편이 좋아하는 초콜릿 맛으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냥 초콜릿 맛은 심심하니까, 초콜릿 묻고 더블로 가!!! 초코 소스에 딥한 초콜릿 마들렌에 도전해보았다. 


[재료]

무염버터 1/2컵 + 팬에 바를 용으로 2Tb, 설탕 3/4컵, 달걀 3개, 바닐라 엑스트렉트 1 tsp, 밀가루 (중력분) 1컵, 코코아 파우더 2T, 베이킹파우더 1/2 tsp, 초콜릿 (반죽용) 120g + (초콜릿 소스용) 255g, 소금 1/4 tsp, 장식용 가루 (견과류, 꽃잎, 씨 솔트 등등 기호에 따라) 약간



1. 오븐을 180C(360F)로 예열한다.

2. 버터 2Tb을 녹여 마들렌 팬에 골고루 바른 후 냉동실에 넣어둔다. 몇 분 후, 버터가 딱딱하게 굳었다 싶으면 팬을 냉동실에서 꺼내어 다시 한번 녹인 버터를 바르고 냉동실에 넣는다. 이 과정을 거치면 마들렌이 오븐에서 충분히 부풀어 오르고 조개 모양을 제대로 갖추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일단 한 번 따라 해 봅니다. 



3. 버터와 설탕을 살짝 크리미해질 때까지 섞는다. 



4. 달걀을 하나씩 넣어가며 계속 섞는다.

5. 바닐라 엑스트렉트와 소금을 넣는다. 



6. 보울에 밀가루, 코코아 파우더, 베이킹파우더를 한꺼번에 체에 내려 담는다. 



7. 재료들을 한데 섞는데, 이때 세 번으로 나누어 조금씩 섞어주는 것이 편리하다.



8. 초콜릿을 중탕한 후 상온에 식힌다.



9. 식은 초콜릿에 마들렌 반죽을 섞는다. 



10.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마들렌 팬을 꺼내어 반죽을 채운다. 

11. 반죽을 채워 넣은 마들렌 팬은 다시 냉동실에 15분 정도 넣어둔다. 

12. 예열해둔 오븐에서 12분 굽는다. 반죽이 봉긋 솟아오르면 완성! 요 봉긋 솟아오른 부분은 '마들렌의 배꼽'이라고 불린다. 제대로 안 구워졌을 경우 이 배꼽 부분이 터져 반죽이 새어 나오면 '마들렌의 눈물'이라고 불린다는 슬픈 이야기... 

13. 팬에서 마들렌을 분리하여 식힌다.

14. 초콜릿 소스는 초콜릿을 중불에 중탕하면 된다. 식혀둔 마들렌을 한 개씩 조심스럽게 초콜릿 소스에 넣었다 뺀 후, 취향에 맞는 재료로 장식을 한다. 이번 마들렌은 철저히 남편 취향을 반영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피칸을 잘게 부수어 장식했다. 


완성된 마들렌을 한 입 베어 물고 맛있다며 춤을 추는 남편을 보니 덩달아 행복해졌다. 여러 아쉬웠던 점들은 다음 마들렌에서 보완하기로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당황스러운 점은, 내가 만들어 놓고선 너무나 내 취향이 아니라 하나도 겨우 먹었다는 사실이다. 웬일인지 초콜릿 맛 디저트에는 손이 가지 않는다. 결국 남편만 신난 나의 첫 마들렌^^ 다음번엔 홍차 마들렌이나 레몬 마들렌을 구워서 티타임에 곁들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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