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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emeetskun Jun 10. 2020

Julia & Us 27. 허니 마들렌

Honey Madeleine . 급격히 행복해지고 싶은 날에 추천

반죽부터 완성까지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 허니 마들렌 한 접시로 온 가족이 한참 행복감에 젖은 오후였다. 


[재료]

설탕 30g, 베이킹파우더 1/2 tsp, 달걀 1개, 소금 한 꼬집, 꿀 20g, 밀가루 50g, 버터 40g


1. 버터를 전자레인지에서 녹인다 (1분 정도). 

2. 마들렌 틀에 녹인 버터를 골고루 발라 냉장고에 넣어둔다. 이 과정을 쿨하게 생략할 경우 완성된 마들렌이 틀에 붙어 질척거려 쿨하지 못한 비주얼을 얻게 된다 (경험담). 버터가 없다면 식용유로 대체할 수 있다.



3. 보울에 설탕과 소금, 계란을 넣고 골고루 섞는다. 설탕이 녹아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설탕 양은 기호에 따라 조절한다. 베이커리나 카페에서 주로 구할 수 있는 마들렌의 맛을 선호한다면 위에 써둔 설탕 양을 야무지게 다 넣으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달콤한 디저트보다는 살짝 단맛이 도는 정도를 선호하기 때문에 반죽에 들어가는 설탕의 양은 절반 정도로 줄였다. 좋게 말하면 건강한 취향, 사실대로 말하면 할매 입맛. 


4. 꿀을 추가한다. 꿀은 특유의 향이 있기 때문에 이것도 역시 기호에 따라 양 조절!



5. 밀가루 (박력분 or 중력분), 베이킹파우더, 녹여두었던 버터를 반죽에 추가하여 골고루 섞는다. 



6. 오븐을 180도로 예열시키는 동안 반죽은 냉장고에 잠깐 넣어둔다 (느긋하게 넣어두어도 상관없긴 하다).



7. 차게 식혀둔 마들렌 틀을 꺼내여 반죽을 담는다. 조개 모양 1구당 80% 정도의 양만 담아주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틀이 비어있는 꼴을 차마 보지 못하고 반죽을 가득 채워버렸다. 



8. 180도 오븐에 15분 구우면 끝! 프렌치 레시피 치고 역대급 간단하다고 할 수 있다. 


성공적인 마들렌의 키포인트는 가운데가 볼록 솟아올라 흡사 UFO 모양을 갖추는 것이다. 마들렌의 '배꼽'이라고 부르는 이 부분이 오븐 속에서 봉긋 올라오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흐뭇했는지 모른다 히히:)



반죽을 틀의 80%만 채우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는 오른쪽 사진에서 찾을 수 있다. 나처럼 욕심을 부려 100%를 다 채워 굽게 되면 마치 길거리 붕어빵처럼 테두리가 생긴다. 그 부분이 바삭하다며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확실히 정량만 넣고 구웠을 때만 완벽한 조개 모양의 마들렌을 만날 수 있다. 어쨌거나 나는 '홈베이킹에 실패란 없다'라고 믿는다. 반죽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맛없을 수 없는 조합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믿는 구석이 있으니 맘껏 창의력을 발휘해보는 것이다. 



정원에 살랑살랑 피어있던 꽃 몇 송이를 실내로 데려왔다. 요즘 부모님 댁에서 머무르고 있는데, 정원 가꾸기를 좋아하시는 부모님 덕분에 아주 다양한 꽃들의 향연을 덩달아 즐기고 있다. 장미와 양귀비처럼 강렬한 색깔과 모양으로 자기주장이 강한 꽃들도 아름답지만, 웬일인지 늘 배경처럼 조용히 피어있는 파스텔톤의 작은 꽃들에 눈길이 더 오래 머무른다. 소박한 재료로 후다닥 구워낸 허니 마들렌이 소소한 그날의 꽃꽂이와 꽤나 잘 어울렸다. 


레시피를 적어 내려 가던 중에 남편이 사진들을 보더니 또 먹고 싶다고 난리다. 재빠르게 극도의 행복감을 맛보고 싶은 날 만들어 보기를 자신 있게 추천한다. 그런 날들이 많은 나는 내일도 마들렌 한 판 구우면서 하루를 시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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