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너머의 봄

by 수경

거실에 앉아 앞산을 보니

앞동 건물의 꼭대기 한 층이 사라지면

조금 아쉬운 대로 푸른 앞산을 볼 수 있으리


두 개 층이 날아가 버리면

세세한 산세와

나무와 숲의 싱싱한 결까지 느끼며

나는 신선처럼 앞산을 마주할 수 있으리


아침부터 이 무슨 무서운 소리인가.


내 눈에 보기 좋으라고

앞동 두 층을 눈으로 부수며

그 너머의 산세를 가늠하다니


그것이 아니라 해도

먼지 뽀얀 유리창 한 겹

탁한 공기 한 겹


봄이 봄 같지 않게

나무도

숲도


봄비가 내려도

성큼 다가와

앉지도 않은 채


산은 아름다운 제 모습을 다 지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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