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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을 건축하다.

광주요 이천 생산본부 리모델링 프로젝트

by 건축가 김성훈

명품이란 무엇일까. 이제 명품은 단순히 고가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디자인과 품질, 브랜드 가치, 시대를 관통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뛰어난 작품을 뜻하죠. 이번에는 필자가 진행한 ‘광주요 이천 생산본부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이러한 명품의 철학을 공간과 건축으로 어떻게 구현했는지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생활 속 명품의 가치, <광주요> 생산본부 전경

광주요 이천 센터점에 위치한 생산본부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일반적인 공장 리모델링이 아닌, 광주요가 추구하는 '생활 속 명품'의 가치를 건축적으로 승화시킨 복합문화공간을 목표로 진행했습니다.

이번 리모델링은 80주년 광복절을 맞아 높아진 한국 문화의 위상과 자연스럽게 궤를 같이합니다. 필자는 “광주요는 한국문화의 중심이자, 세계의 중심”이라는 철학 아래, 이 공간이 단순한 생산시설이 아니라 ‘생활 속 명품’을 빚어내는 장인의 공방임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필자가 추구하는 ‘명품’의 의미는 단순한 고가를 넘어, 디자인과 품질, 브랜드 가치, 시대를 관통하는 특별한 뛰어난 작품을 뜻합니다. 광주요의 도자기 하나하나는 장인의 혼과 시간이 깃든 예술이며, 이 공간 자체가 바로 그 명품의 가치를 건축으로 증명하는 무대가 되도록 의도하였습니다.


건축 디자인의 핵심: 기능과 가치의 조화, 그리고 “시간의 지속성”의 미학


이번 리모델링은 ‘경제성 확보’와 ‘문화적·건축적 가치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 아래 진행했습니다. 공장으로서의 기능성을 유지하면서도, 정해진 예산 안에서 공장건물이 가지고 있는 시간의 연속성을 구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생산본부 입구와 <백자> 타공패널

건물 입면에서는 ‘입구성(Entrance Identity)’이 돋보이는데, 이는 광주요의 상징인 ‘오름가마’의 지붕 색상과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방문객을 맞이하는 입구에는 2단의 진회색 캐노피를 계획해 깊이와 위계를 부여했습니다. 입구 벽면은 내후성 강판으로 마감된 수직 패널을 사용해, 시간의 흐름과 빛의 변화가 입구에서부터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디자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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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지음플러스
건축가 김성훈 스케치

전체 외장은 내후성 강판과 타공 패널을 활용해 간결하면서도 시간의 흔적을 담아내는 건축미를 담아냈습니다. 광주요 입구에 보이는 기존 연돌을 가리기 위해 시작된, 청자를 상징하는 타공 패널은 이제 광주요 생산본부의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내후성 강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변 환경과 호흡하며, 마치 도자기가 흙에서 빚어져 가마에서 구워지는 과정처럼 건축물 역시 시간 속에서 깊이를 더합니다.


청자 모티브의 타공판넬, 주간과 야간은 서로 다른 빛을 통해서 광주요의 새로운 경관을 연출한다.


청자와 백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타공 패널은 은은하고 기품 있는 색감을 통해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표정을 연출하며, 내부로 유입되는 빛의 질까지 세심하게 고려했습니다. 특히 청자가 드러나는 야간 뷰는 광주요 생산본부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내부 공간: '명품'의 철학을 담은 다채로운 감성


실내 인테리어는 건물의 1층을 중심으로 구성됐습니다. 주요 콘셉트는 ‘시간의 흔적’이 깃든 명품 공방입니다. 내부 공간 역시 간결함 속 시간의 흔적을 담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생산실은 성형실, 조각실, 시유실로 나뉘며, 각 영역의 기능과 분위기에 맞춰 색상으로 명확히 구분됩니다. 조각실에는 자연의 색인 쑥색을 적용해 차분하면서도 몰입감 있는 작업 환경을 조성했고, 성형실과 시유실은 도자기 본연의 색인 밝은 회색 톤으로 깨끗하고 차분한 공방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모든 작업 공간은 오픈 천장으로 층고를 확보해 시원한 개방감과 공간의 확장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이를 통해 작업자는 쾌적하게 몰입하고, 방문객은 답답함 없이 공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 광주요 생산본부 1층 악소노메트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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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조각실 (우) 시유실


공용공간은 ‘명품 공간’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특별한 감성을 더했습니다. 고풍스러운 고가구와 적갈색 포인트가 어우러져 따뜻하고 아늑하며, 세월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광주요의 유구한 역사와 품격을 공간에 담아, 방문객들이 광주요가 추구하는 가치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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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공간에서 방문자들은 시간의 깊이와 멋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공간, 시간을 엮어 지속가능한 가치를 빚다


새롭게 단장한 광주요 이천 생산본부는 단순히 기능적인 공간을 넘어섭니다. 이곳은 세월이 흐르며 깊어지는 시간의 흔적을 담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시간의 연속성을 품고 있습니다. 모든 디자인과 재료 선택에 담긴 저희 건축가의 깊은 고심은, 이 공간이 단순한 리모델링을 넘어 문화와 가치의 지속가능성을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광주요가 빚어낼 미래의 명품처럼, 이 공간 또한 오랜 세월 변함없는 가치를 이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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