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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아리 Dec 12. 2020

25년 만의 클럽 CoCo Bongo

4) 25년 만의 클럽 COCO Bongo!

플라야 델 카르멘은 클럽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낮에는 조용하던 여행자의 거리는 밤이면 곳곳이 클럽으로 변하는 마술을 부린다. 실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거리에서는 술병을 든 여행객들이 춤을 추며 즐기기도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는 그중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CoCo Bongo에 가기로 했다. 입장료가 다소 비싸긴 하지만 여행 와서 한 번쯤은 방문하고 싶었다. 어릴 적에도 못 가봤던 클럽을 이 나이에라도 꼭 가보고 싶었다. 그 마음은 예찬 언니도 만만치 않았던 것 같다. 아주 적극적으로 CoCo Bongo에 가자고 찰스를 설득했다. 처음에는 가기 싫다며 반대했던 찰스도 결국 우리를 이기지 못하고 클럽에 가는 것을 동의했다. 



클럽 입구에는 예쁘고 섹시하게 차려입은 젊은이들이 줄을 서서 각기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에 비해 엄청 초라해 보이는 우리... 우왕좌왕하던 우리에게 웨이터가 다가와서 입장권 딜을 했고 우리는 그들 줄을 무시하고 웨이터를 따라서 우선 입장을 했다. CoCo Bongo는 술이 무제한이지만... 아쉽게도 술을 못하는 우리는 음료를 주문하면서도 non alcohol을 외쳐야만 했다. 

무대 위에는 옷을 반쯤만 입은 젊은 무용수들이 각기 춤을 추며 흥을 돋우고 있었다. 나는 그런 쇼를 처음 봐서 인지 반쯤 넋이 나간 채로 그들의 춤을 감상하고 있었다. 신이 난 예찬 언니가 3층 자리를 구매하여 우리는 3층으로 올라가 좌석을 잡을 수 있었고, 그 자리에서는 무대가 훨씬 잘 보였다. 역시 언니는 흥이 뭔 줄 아는 사람이여! 



무대에서는 무용수들이 여러 유명 가수를 흉내 내며 쇼를 진행하고 있었고 꽤 볼만한 공연이었다. 공연은 끝없이 이어지고, 여행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일탈 감 같은 걸 느껴서 인지 예찬 언니는 술에 취해 꽐라가 됐고 우리도 나름 흥에 취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안 왔으면 후회할 뻔. 여행지에서의 일탈은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하는 일일 것이다. 특히나 찰스와 나는 더더욱이나 일탈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이곳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 에서만큼은 나도 일탈 같은 것을 해보고 싶었다. 그 일탈의 수준이 유치원생 정도이긴 하지만 나로서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것이었다. 



예찬 언니와의 짧은 일주일 간의 만남을 뒤로하고 우리는 다시 떠날 채비를 했다. 7년 만의 만남이었는데 너무 짧게 끝나서 아쉬움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곧 다시 만날 날이 있겠지. 짐을 싸고 푸는 일이 반복되고 만남과 헤어짐이 거듭 될수록 내가 여행자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른 새벽 우리 여행의 두 번째 나라인 콜롬비아로 가기 위해 다시 칸쿤 공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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