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폰드의 삶을 찾아서

은퇴후에 맞이할 삶

by 백경자 Gemma

오래전 “ 온 골든 폰드” 라는 이름의 영화가 나왔을때는 별 흥미가 없었다. 그때는 나는 늙는다는 것과 삶의 기능을 하나씩 잃어 간다는것이 별로 내 가슴에 와닿지 않았다. 만약 지금 30년 전에 제작한 헨리 폰다와 캐스린 햅번이 주연한 이영화를 본다면 그때와는 달리 많은 공감을 하고 그때 미처 느끼지 못한 지금의 나의 삶이 어떤것인가 하는것을 더깊이 생각하였을 것이다.


1981년도에 제작되어 오스카 상을 수상한 이영화는 아버지 헨리폰다와 딸 제인 폰다가 처음으로 아버지와 딸역을 하면서 일어나는 가족관계의 이야기이다. 은퇴한 노교수가 아내를 데리고 골든폰드라는 별장에서 편히 쉬려고 왔는데 오랫동안 관계가 좋지않던 딸이 남자 친구와 사춘기 사내아이와 함께 부모를 방문하면서 노부부가 겪게되는 혼란과 세대차이에서 오는 혼동과 어려움등을 하나하나 해결해 가면서 모두가 이해하고 안아주면서 가족의 의미를 깨닫게 되고 평화를 되찾는 해피앤딩의 영화이다 .


딸이 남자친구와 유럽으로 떠나면서 맡긴 이 사내 아이가 노교수와 함께 낚시질을 하면서” 할아버지가 80세가 되었을때 어떤 기분이었어요? “ 하고 질문한다. 노교수의 대답은 40세때 보다 두배로 기분이 나쁘다고 대답한다. 그 대답의 뜻을 그때는 이해 하기가 힘들지만 나도 머지않아 느낄날이 오리라 생각을 해본다. 어떤 것으로도 친구가 되기힘든 상황에서 노교수 할아버지와 사춘기 손자아이가 낚시를 하면서 가까워지는 모습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에게 기억에 새롭다.


요즈음의 하루하루는 예전에 미처 생각지도 못하는 일들이 하나씩 발견된다. 그 이유는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던 시간적 여유로움에서이다. 책을 읽고, 영화를 감상한다든가, 산책을 하고, 친구들를 만나서 환담을 나누고 하는 이런 시간들이 얼마나 축복된 순간들인가 하는 생각이 더욱 가슴깊이 와 닿는 시간에 와있기 때문이다.


어떤 저자는 삶이란 “ 젖은 옷을 잘 끼워 입도록 노력하는것” 이란 표현을 했다. 나는 이구절을 읽는순간 수영이라는 나의 경험을 통해서 그것이 얼마나 쉽지 않다는것을 체험해 왔다. 마른옷을 입을 때와 젖은 수영복을 갈아 입을때 얼마나 힘이 드는가를 다시 일깨워 주었는데 이렇게 쉽지않은 하루하루가 우리가 살아가는 여정이라는 것을 깨닫는 시간에 와 있다.


내가 어릴때 어머니께서는” 세상은 순리에 따라서 살아가야하고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말라”고 늘 당부 하셨다. 그런데 그 의미를 깨닫는 나이가 거의 60년이 걸렸으니 나는 참으로 우둔한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왜 그 진리를 일찍이 깨닫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에는 나의 의지와 고집, 교만과 자만심이 내안에 가득차 있었기에 조금도 그진리가 들어올 틈이 없었을테니 말이다. 늦게나마 조금씩 자신을 보지만 마음을 비우는 일이 얼마나 힘든다는것을 나이가 들어갈수록 체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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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각이 언어로 표현되고 그 사고가 행동으로 옮겨지고, 그 행동이 계속되면서 습관이 형성되기 마련이다. 내가 처음 수영을 시작 할때에 제대로 배우지 못한 운동을 혼자서 허우적 거리면서 시작 하였다. 한번 그리고 두번 계속 하면서 힘든 운동에 조금씩 적응하게 되는 세월이 20 년이 넘게 흘렀다. 이 작은 일만 보아도 알수 있듯이 모든일에는 지속적인 노력이 따라야 하고 그저 얻어지는게 하나도 없다. 이곳 사람들의 말처럼 “ No free lunch in life ” . 그렇게 몸은 우리가 훈련하기에 따라 적응력이 길들어지게 마련이다.


“세살때 습관이 여든까지 간다”는 옛말처럼 매일 길들이고 닦는 하루하루의 습관은 좋던 나쁘던 그것을 되풀이 하겠금 우리 뇌는 지시하고 있다. 골프 치는사람이 푸른 창공에 하얀 공을 힘껏쳐 날려 원하는 거리와 장소에 떨어질때 오는 그 성취감 때문에 긴 시간을 보내면서 그운동에 몰두하게 만든다. 나도 오래전에 건강상의 문제로 골프장를 찾고 긴시간을 잔디밭을 걸으면서 즐거운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면서 하는 운동자체도 즐겼다. 그런데 지금 나는 이 긴시간의 소모 때문에 골프를 멀리하게 되었다.


친구는 은퇴한 후에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시작한 이 운동이 이제는 뺄수없는 하루의 일과이라 한다. 모든 일은 자신이 좋아해야 오랫동안 지속할수 있고 운동도 매 한가지다. 나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영화관에 가서 감동의 영화를 보고싶다. 그외에 하고 싶은것이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이웃과 정담을 나누고, 차를 함께하면서, 여행도 하고 창조적인 일을 마다 하지 않겠다.


나는 평생을 일에 미친 사람처럼 살아왔다. 좋아서 했고, 살기위해서 했다. 생산적인 일이 없다면 무엇으로 이 귀한 하루를 채울수 있을까 하였는데 요즈음 나는 수입하고 관계없는 봉사일로 하루를 보내는데 시간이 모자란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를 두려워 한다. 왜냐하면 일생동안 일이란 테두리 안에서 옆을 보지못하고 살아오다가 갑자기 그일을 놓게되면 갑작스런 정신적 균형의 변화를 겪게 된다. 다행히 나는 평생동안 남편의 지병때문에 내 시간의 절반을 전문직에 보냈고 그남은 시간은 집안일, 사회 봉사일, 하느님의 자녀로서 봉사하는일에 할애한 시간덕분에 여유로운 시간이 자유롭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이귀한 남은 시간을 더 많은 배움의 길로 채워가면서 또 다른 골든폰드의 세계를 맛볼수 있다면...


201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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