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긴삶의 시작을 알리는 봄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비극의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리는지 올봄은 일기조차 춥고 젖은 날로 이어지고 있다. 꽃피고 새우는 따뜻한 계절은 우리를 비켜서 지나갈 모양이다. 오래전일이다. 그해 사월은 겨울이 끝나면서 바로 여름일기로 변하여 봄을 맞을 여유조차 없이 더운 여름이 왔고 사람들이 일찍이 골프장으로 나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꽃과 나뭇잎도 햇볕을 받는 강도에 따라서 빨리 피고 졌다. 여름은 일찍이 와서 다른 해 보다 긴 시간을 선사했고 강열했던 햇살 때문에 식물들은 오랫동안 푸르름을 자랑했다.
계절에 따라 의복에 민감한 나는 일찍이 온 더운 날씨에 아침 출근에 가려 입을 의복에 많은 혼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 외 정원 가꾸기, 잔디 가꾸는 일, 꽃을 심는 적합한 시기, 뒷마당에 심어야 할 무공해 야채씨들의 시기가 바깥일에 익숙하지 못한 나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무엇보다도 겨울을 지나온 내 마음에 봄을 기다림은 간절하다. 앞마당에 배나무 꽃들이 맺어가는 꽃 몽우리들, 목련 꽃 몽우리는 확이 날개 펴고 하늘을 날 준비를 하는 것 처 럼 앉아 있는 듯한 모습은 하루가 다르게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름 모를 나무들이 잎을 피우려는 모습을 즐기면서 하는 산보는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반겨준다. 혼자 걷는 길도 가볍고 외롭지 않다. 올해는 앞마당 무궁화나무도 제법 자라고 자신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곁에 함께 자라는 작약은 은혜롭게 내려 쬐는 따뜻한 열로 성장이 빠르게 키가 커가고 자신을 선보이기에 부지런을 떨고 있다. 정원을 가장 오래 지켜온 아이리스는 무성하게 뻗친 잎들과 꽃 몽우리들이 하늘을 향해 꽃잎을 열 준비에 바쁘다.
이 모든 생물의 조화가 이루 워 지는 봄, 약동하는 계절, 내 마음도 동면에서 깨어나 빨리 밖으로 뛰어나가고 싶다. 오랬 동안 소식을 듣지 못한 친구도 만나고 싶다. 전화 목소리 라도 듣고 싶다. 내 몸에 호르몬도 상승하여 춘곤증이 더 심하게 만든다. 옛말에 “ 봄에 처녀가 바람이 난다” 는 어른들의 말씀은 새삼스럽게 내 마음에 다가온다. 봄은 생물이 동면에서 깨어나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젊은 남녀의 몸속에 흐르는 호르몬은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변화가 온다고 믿고 싶다.
오래전에 김 기득 감독의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이란 영화가 이곳 토론토에서 상영되었다. 계절의 변화와 인간의 성장 과정을 비교해서 그린 영화였다. 한국 영화로선 상당히 개방된 내용의 영화라 조금은 놀랐지만 우리의 인체나 생물의 변화에도 너무나 같은 것이 많다는 것을 그린 특이한 내용의 영화였다.
봄은 소생의 계절, 왕성의 시기로 향하는 길 몫, 겨울 동안 움 추렸던 모든 생명체들이 약동하는 계절이다. 봄은 모든 것을 버린 상태에서 생명을 키우려고 준비하는 계절이며 새 옷을 갈아입게 하는 준비하는 시간이다. 인간에 비하면 소년기에서 청년기로 옮겨가는 중요한 시기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좋은 부모님의 사랑과 가르침을 받고 바르게 성장하는 중요한 때이다. 이 시기에 가정에서 부정적인 많은 아픔을 겪게 되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성장에 문제가 오듯이 봄이 없는 여름은 뭔가 채워지지 않는 계절인 듯하다.
봄이 없이 오는 여름, 생명들의 성장에 준비가 없이 완숙한 열매를 맺기가 힘들고 맛있는 과일을 만들기가 힘들지 않을까 염려된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순리를 따라 살아가야만 하는데 우리는 그 법칙을 어길 때가 많다. 그래서 많은 문제가 생기고 끊임없는 고통 속에 부닥친다. 그래서 봄이란 계절은 나에게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는가 보다. 나는 봄에 피는 아름다운 꽃들을 보고 즐기고 싶다. 죽은 듯한 나무에서 솟아 나오는 생명의 몸부림을 보고 싶다. 봄은 나에게 새로운 각오와 성찰의 시간이기도 한다.
번개같이 있는 듯 없는 듯 지나가는 계절, 봄은 나를 깊은 잠에서 깨워준다는 희망 때문에 목마르게 기다려진다. 아, 이제 늦고 젖은 봄이 왔으니 그래도 마음껏 즐기고 싶다.
2011-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