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에서 찾아가는 기쁨

새로운 환경에서 알아가는 기쁜 삶

by 백경자 Gemma

엄마, 엄마는 콘도에서 살기가 힘들 거예요. 이게 딸이 오래전에 나에게 들러준 말이다. 콘도라는 곳에 대해서 나는 아는 것이 별로 없었고, 단지 아는 것이란 집에서 살던 이웃친구들이 콘도에 이사를 갔다가 불만을 안고 다시 집으로 돼돌아가는 것을 본 것이 전부였다. 이런저런 이유로 나는 콘도로 이사를 간다는 게 먼 미래 계획의 하나로 남아있었다.


그런데 지난 몇 해 동안 우리의 삶을 벅차게 찾아온 하루하루는 감당하기에 힘들었다.. 토네이도처럼 밀러 온 물결은 잠을 재울 수 없이 오랜 시간 평온한 삶을 앗아갔다. 그 결과 남편은 기약 없는 세월을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으로 채워 갔다. 나 역시 뜻하지 않은 사고로 생사를 가름질 해야 하는 많은 시간을 병원에서 보낸 긴 세월 동안 재활을 하게 되면서 지팡이란 보조도구에 의존하고 있을 무렵 , 뜻밖에 남편에게 닥쳐온 시련으로 미래의 계획으로 미루어온 새롭고 낯선 곳으로 이사를 해야만 하는 시간이 찾아왔다.


삶의 마지막 선택으로 미루어오던 이곳의 생활은 집단생활의 초년생인 나에게 수십 년 정든 모든 소유물을 포기하고 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깨닫게 해 주었다. 그때 나에게는 다른 선택이 없었고, 이곳에서 필요한 소유물만 챙겨야만 했다. 나는 매일 남편 병원 방문에다 또 우리가 미래의 삶을 만들어 가야 할 공간은 콘도였고, 나에게는 그 어떤 선택이 없었다 , 매일매일 일사천리로 수많은 콘도를 보는 일도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왔지만 내 마음을 붙드는 그런 곳을 만나지 못하다가 온 곳이 이곳이다.


짧은 시간에 집을 팔고 콘도를 사야 하고 나와 함께 할 물건들을 새 삶터로 옮겨와야 하는 그런 벅찬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그 와중에 무엇보다도 가장 힘든 것은 남편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을 함께 후회 없이 보내야 하는 이복잡한 혼동의 시간들을 내 안에 온통 안고 그것을 대신해 줄사람이 없이 모두가 나의 몫이었다. 그런데 감당할 수 없는 혼동과 스트레스 속에 있는 나에게 도움의 길이 열리고 생각지도 못한 집보다 더 불편이 없는 건물 안에서 모든 활동을 하고 싶은 시간에 다 할 수 있는 시설이 완비되어 있는 곳으로 이사를 올 수 있게 도와준 전문 이웃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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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라는 거대한 건물 속에 작은 박스 같은 공간에 들어와서 내가 매일 계획하는 삶에 필수조건들은 적응을 하는데 도움을 받는 것에 감사를 느낀다. 집에 산다면 하고 싶을 때 할 수 없는 수영, 갖은 운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운동 기구들이 내 건강을 유지해 주는데 주축이 되고, 탁구, 정구장, 수영장과 도서실, 공원 같은 주위가 더할 나이 없이 기쁨을 주는 곳이다. 이곳 이웃들은 나와 피터에게 친절하게 인사를 해주곤 한다. 반면 피터가 걷는 보조도구를 갖고 엘러베이트를 타든 지팡이를 짓고 타던 그도 이 건물의 오랜 식구들의 한 사람처럼 그렇게 불편 없이 편하게 한 식구가 되어갔다. 33년 전에 이 건물의 공사가 끝나면서 함께 들어온 사람들이 한 식구가 되어서 사는 모두가 친 형제처럼 인사하고 이야기하면서 같은 공간에서 각자가 만들어온 삶을 나누면서 살아가는 곳이 내가 찾아온 곳이다. 이곳은 삶을 즐기려고 들어온 입주자들이다. 오직 부를 향한 욕망이 범람하는 세상에 이곳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공간을 최대한으로 이용하고 이웃과 즐기는 사람들이다. 돈을 쉽게 벌기 위해서 공간을 사서 세를 놓아 월세를 받고 하는 건물들이 이주위에 얼마나 많은가. 나도 이 생활에 이제 9년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나는 아직도 초년생이다.


이렇게 내 삶의 공간에서 하루를 계획하고 일주일을 설계해서 그렇게 외롭지 않게 시간을 보내니 그런대로 이제 혼자 살아가는 법도 조금씩 습득해 가고 있다. 또 이콘도에 큰 장점은 토론토에서 볼 수가 없는 그런 특유한 리조트트 형식의 콘도라 여름에는 바깥에서 보낼 수 있는 많은 아름다운 휴식의 장소가 있기에 언제든지 나가서 혼자 즐길 수 있는 공간에 많은 매력을 느낀다. 작은 가부자가 있어서 친구들과 와인을 마시면서 대화 할 수 있는 그런 곳, 혼자서 명상의 산보를 한다든가, 장성한 나무그늘 밑에서 친구를 초대해서 기타를 친다든지, 책을 읽는다든지, 바비큐를 해서 가족이나 친구가 식사를 같이 할 수 있는 공간까지 제공해 주니 기대치 않았던 작은 행복을 하루하루 맛볼 수 있는 이 삶에 그런대로 익숙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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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곳은 격월제로 음악가, 각종의 연주자를 불러서 콘도식구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주고 가끔씩 아침 커피, 베이글, 머핀으로 콘도식구들을 즐겁게 해 주려고 온갖 노력을 다한다. 무엇보다도 매 여름마다 콘도식구들을 초청해서 야외 바비큐 파티, 이 콘도에 사는 사람들에게 베풀어주는 년 골퍼 대회도 있다. 그때는 각종의 상품과 푸짐한 점심을 준비해 놓고 골퍼를 즐기러 온 수십 명의 콘도 식구들에게 손님처럼 대접해 준다. 이런 조건들이 또 내게 주는 작은 기쁨들이다. 그래서 그렇게 부정적인 선입감을 가지고 수십 년 살아온 나에게 이제 콘도에 대한 두려움이 서서히 사라지고 건강을 증진하는 모든 시설을 즐기는 기쁨, 좁은 공간에서 브리지 레슨을 받으면서 많은 사람들을 알아가는 과정, 내가 사는 장소에서 오는 즐거움이 만약 내가 집에 살고 있다면 이런 모든 편리함을 어떻게 한 곳에서 모두 즐길수 있을까 하는 행복한 상념이 딸의 의견에 답을 찾아 전하고 픈 오늘도 나는 깊은 상념에 잠겨본다.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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