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향기와 함께 차리는 사랑의 식탁
올해는 유난히 봄이 기다려 진다. 앞 마당에 심어놓은 츌립, 히아신스들을 보는 즐거움이 날씨가 가져다주는 나의 일과이다. 아마도 내 마음은 옛날에 갖지 못한 시간적, 정신적 여유 때문이리라. 그런데 올 봄은 예전보다 훨씬 늦게 오는 것 같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정해진 일과안에 하루를 보내는 게 대부분이다. 평생을 일하면서 살아온 습관 때문에 그런 생활이 쉽게 만들어 졌다고 생각을 해 본다. 나름데로 하루를 시작하는 일이 출근을 안 하는 날이면 아침 미사, 걷기, 은행에 가는 일, 쇼핑, 철학교실, 내가 봉사하는 단체일과 친구를 만나는 일이 대부분이다. 다행히 아직 까지는 병원 방문이 적어서 감사 할 일이고…
오늘은 지루한 겨울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더욱더 간절해 졌다. 뭐가 그렇게 유혹을 하였는지는 모르지만 나도 모르게 수퍼마켓으로 발걸음이 옮겨졌다. 입구에 진열해 놓은 다양한 화초들에 봄을 기다리는 내 마음이 머물렀다. 작은 화분에 다양한 꽃들이 갖가지 색 갈의 꽃을 피울 몽우리들로 가득 찬 화분들 속에 부활절에 주인을 만나지 못한 백합 릴리에게 시선이 머물렀다. 다양한 색 갈의 꽃의 향기가 고객들의 발걸음을 멋 게하고 히아신스와 이름모를 화초속에 예쁜 분홍색의 탐스럽게 핀 네 송이의 수선화가 내 시선을 꼬 옥 붙들어 그곳에 멈추게 하였다.
나는 이유 없이 집으로 초대하여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달래고 싶었다. 꽃은 외로울 때, 누군가를 기다릴 때 집으로 초대해서 마음을 달래곤 했다. 해마다 성탄절, 부활절 이런 특별한 날이면 나는 꽃을 사오는 습관이 있다. 몇 해전 내 생일을 기억한 딸이 한 다발의 옅은 보라색 수선화를 집으로 배달해서 보내왔다. 그때 그 꽃들은 나를 얼마나 오랜 시간 행복하게 했던가!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그 탐스럽고 화려하던 꽃들이 모두 무거운 머리를 숙이고 인사를 하고 있었다. 혹시나 목말라 그런 자세를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아낌없이 물로 아침 인사를 해주었 드니 모두가 머리를 다시 들고 인사를 하고 있지 않는가? 이렇게 죽어가는 생명에 수분의 빠른 효과가 온 것에 나는 너무 놀랐다.
올해는 앞마당에 아름다운 꽃들을 예년보다 더 심고 싶다. 그 속에 이 수선화도 한몫을 할 것이고 또 해마다 그런 즐거움을 나에게 선사할 것이다. 작년에 심은 히아신스 몇 포기는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빨리 꽃을 피워 주었으면 하는 기다림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아이들이 떠난 빈 공간 대신 가든에 꽃들의 모습들이 소리없이 올라오는 그 시간을 기다리는 재미가 긴 겨울의 지루함을 조금씩 달래 주기도 한다.
뒷마당에는 눈이 녹자마자 봄을 기다렸다는 듯이 고양이, 토끼, 새들이 찾아오고 토끼라는 여석들은 새로운 생명이 선보이는 순간 그들의 허기진 배를 소리없이 채울것이다. 겨울내 굶주림에 참지 못한 자기네 허기증의 정찬으로 주인의 허락없이 즐길것을 생각할 때 얄밉기도 하지만, 그들도 생명체니 살아야 하는 방법이 그길 밖에 없으니 어찌하랴.
그러나 뒷 마당에 파랗게 피어 오르는 야생 마늘은 혹독한 겨울철에도 제일 먼저 생명력을 가시하고 자라는 잎새는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머지않아 나는 이 생명체가 자연의 온기속에서 자기들의 최상의 모습으로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 할것이다.
이 파란 생명체들은 오래지 않아 저녁 식탁에 무공해 음식으로 우리들의 입맛을 자극할 것을 생각하니 봄도 머질 않았나 보다. 아이들이 없는 우리 둘만의 식탁이지만 나는 언제나 아이들이 함께 해오던 지난 세월처럼 그들의 음식도 함께하는 사랑의 식탁을 준비할까 한다.
2011-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