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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키워키 May 31. 2024

7월에 에어컨 없이 살 수 있다면?

20시간 쯤이야

* 작년 7월 기록을 다듬어 올립니다 *

포르투갈 제 2의 도시, 포르토에 다녀온  한참인데 그 때 날씨를 떠올리면 아직도 감격스럽다. 이보다 완벽할 수 없던 날씨. 에어컨 갖춰진 숙소가 잘 없는 것이 여느 유럽 나라들처럼 문화적 이유인줄로만 알고 기어이 에어컨 달린 숙소를 구했었는데. 가보니 그냥 정말 필요 없기 때문이었다. 7월 중순부터 일주일 머무르는 동안 에어컨을 사용한 것은 딱 하루, 도착 첫 날 뭣 모르고였다. 자다가 추워서 꺼버린 이후로 다신 켜지 않았던 에어컨. 빨래도 창문만 연 채 널어두면 빠짝 마를 정도로 건조하기도 했다.


7월 최저기온 16도, 강우 2일의 위엄

아침에 일어나 숙소를 나설 때는 남방을 걸치거나 상, 하의중 하나는 긴팔을 입어야했다. 서늘하고 건조한 기운이 확연히 느껴졌기 때문. 정오를 넘어가면서 더위를 많이 탄다면 민소매를 택해야겠지만, 더위에 강한 편이라면 긴팔을 입고 그늘 위주로 머물면 된다.  마디로 팔소매를 접었다 펼 수있고 하늘하늘한 린넨 셔츠류 어울리는 날씨.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위도가 얼추 비슷하길래 어마무시한 더위를 각오하고 출발했던 터였다. 워낙에 더위로 유명한 바르셀이고 올해도 역시 40도는 우습게 넘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는 뉴스가 연일 나오고있었다. 더워도 좋으니 하늘만 맑기를 고대하며 도착한 포르토인데 완전 딴 세상. 쨍한 하늘은 기본값이고 우산은 괜히 챙겨온 물건이 됐다. 덤으로 선선하기까지. 그야말로 놀랄 노자였는데 남편은 편서풍이 시작되는 서쪽 끝이라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저녁엔 다들 걸칠 옷 대동


나중에 찾아보니 '따뜻한 여름 지중해성 기후(Csb)'에 속한 덕분이라고 한다. 

Csb(따뜻한 여름 지중해성 기후)는 일반적인 지중해성 기후인 Csa(더운 여름 지중해성 기후)에 비해 여름에도 더위라고 할만한 날씨가 없어서 그야말로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선선하여 연중기온이 고르고 연교차가 작은 편이다. 이에 살기 좋은 곳이란 인식이 강하다.

지중해성 기후의 하위 유형이지만 최난월 평균 기온이 22도를 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서안 해양성 기후와도 유사한 날씨를 보이며, 이는 Csb 기후 근해를 흐르는 차가운 해류가 원인..(중략) 지금까지 포르투갈 전국에서 기록된 최저 기온은 영하 16도였는데 이 기온도 해발 1,500m가 넘는 산지에서 기록된 기온이다(출처 : 나무위키).


뭐 이런 축복받은 기후가 다 있나 싶다.  



입에 맞는 음식, 저렴한 물가, 흔치않게 깨끗한 화장실 문화(게다가 공짜) 등등 포르토에 대한 인상을 끌어올리는 데 한 몫했지만 뭐니뭐니해도 날씨가 일등공신이었다. 관광객 입장에서 제일 큰 단점은 멀다는 것. 최소 20시간 가량 환승해가며 가닿아야 하기에 아이나 노인들에게는 다소 빡세다(나도 버거웠다.). 코로나 창궐로 운항중단된 리스본행 직항이 얼른 재개되길 바란다. 포르투갈로 피서가는 사람들 많아지게!


...라고 써두었는데 오는 9월 11일~10월 25일  대한항공에서 매주 수/금/일 리스본행 직항을 운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직항 구실로 또 방문하고 싶어지는 포르투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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