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을 파는 잡화상 Jul 08. 2023

고양이

오래된 서랍POETIC



나는 고양이 


검은, 벽 속을 걷는다

언젠가 당신들도 알게 되겠지

고양이가 

검은, 벽 속을 걷는 이유


이곳에서 할 일은 잠자든가 

걷든가 둘 중 하나다


잠이 도망자로 변하면 두 개의 헤드라이트를 켜고

잠을 뒤쫓아

은밀한 벽 속을 이리저리 떠돌지


벽 안의 고양이가 할 일이라곤 

잠자든가 

뒤쫓든가

우린 서로 둘 중의 하나


벽 밖의 

벽을 가진 자들은 보지 못하지

벽 안의 

벽 없는 자들이 숨겨둔 

검은 지도


벽 밖에 호롱불이 켜지고

출렁이는 불빛이 

외벽을 핥아 주면 


검은 고양이가 열리는 시간


벽 밖에서 

벽 안에서 


발자국을 찍으며 

우린 서로 

각자의 독서를 하지


등을 맞댄 채     

매거진의 이전글 두통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