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나를 움직이는 소리

by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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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부터

나 자신에게 칭찬을 주는 사람보다,

채찍을 주는 사람이었다.


“왜 이것밖에 못 해?”

“정말 최선을 다했어?”

“더 할 수 있었잖아?”


그런 말들이 늘 내 속을 갉아먹었다.

아무도 내게 그렇게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스스로에게

그 말들을 매일 쏟아내고 있었다.


나는 내게 관대해지는 법을 몰랐다.

그렇게 해야만 하는 줄 알았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엄해야 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믿었다.


그것이 내가 살아온 방식이었고,

내가 알고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하루를 알차게 보낸 날도,

하루를 헛되이 보낸 날도,

나는 어김없이 채찍을 들었다.


그렇게 채찍질이 익숙해졌을 무렵,

어느 날 문득,

내가 휘둘러온 그 채찍이 남긴

내 마음의 흉터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 흉터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나는 눈치채지조차 못했고,


그렇게 살아왔다.


그 상처는

내가 아는 성공의 상처가 아닌

자해의 흔적이었다.



학창 시절부터 나는 나도 모르게 도망치려고 했다.

스스로에게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스스로를 속이는 것쯤은 가능했다.


그럴듯한 이유만 있다면.


나는 때때로

몸을 일부러 아프게 만들기도 했다.


수업과 학원을 빠질 핑계를 만들기 위해

밤새 자지 않았고,

몸이 아픈 걸 다행이라 여겼다.


칼을 몸에 댄 적도 있다.

무엇을 바란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알리려 했던 것도 아니다.


그저 나는,

나도 모르게,

이유를 찾으려 했던 것 같다.


지금 돌아보면,

나는 참 오랫동안

나를 납득시키려 애쓰며 살아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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