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2일의 글
'아이디어'는 아무런 힘이 없다. 그것을 절감한 것이 작년, 올해는 그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단계까지 올려놓고자 여러모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전히 미진하지만 어찌어찌 한 발자국씩 나아가는 듯하여 다행이다.
올해 좀 더 집중하고 있는 일들은 2년 전에 '아이디어'로 출발했고, 작년까지도 그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연말에 '이러다 프로토타입도 못 만들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나의 안이함과 게으름을 탓했고, 괴로운 마음이 있었다. 난 절박하지 않은 걸까라는. 한편으로는 내 동료를, 내 상사를, 내 조직을 설득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불안감도.
아직 멀었지만 작디작은 진전들이 희끄무레 보이고 있는 요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실행단계까지 밀어붙이는 건 풋볼 게임 같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하이라이트 필름에 나오는 멋진 터치다운은 훌륭한 쿼터백, 그리고 못지않게 뛰어난 리시버의 환상적인 호흡이 있을 때 가능하다. 그 시간에 그 공간이 열려 있어야 하고, 정확하게 볼을 던져야 하고, 타이밍 맞춰 점프 캐치하고, 순간적인 상황판단과 몸놀림, 그리고 터치다운! 그러나 이해 관계가 얽혀있는 환경에서 그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지기란 쉽지 않은 듯하다.
결국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러닝백이다. 쿼터백에게 받은 볼을 받아 '최대한' 전진해야한다. 그 와중에 라인배커에게 태클을 당해도 일단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반대의견 내지는 아이디어의 부족함을 밀어내야 한다. 나는 그 역량이 아직도 부족하다.
그러나 내가 원했던 끝 그림에서 아직 스케치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노력해야 하고, 그보다 더 잘해야 한다. 내 가능성이 지금보다 훨씬 컸으면 좋겠고, 이 과정에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스케치 정도가 끝났을 때, 뿌듯한 마음으로 '와! 우리가 이거 했어요'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이후 채색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부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그림을 완성할 수 있기를. 이런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다행이지. 이렇게 오늘도 사소하지만 잦은 온기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