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꼭 가는 곳
사월.
봄이 오면 꽃이랑 새 잎 보러 가야지 :)
벚꽃이 필랑말랑 하는 4월 첫째 주 주말에는
우아한 크림화이트색 목련이 만개한 용담정에 다녀 왔다.
벚꽃 명소에 살아서 참 좋긴 하지만
늘 관광객들과 눈치게임을 해야한다.
"오늘은 사람 많은덴 가지 말자" 하고 나왔지만
가슬하고 나지막한 초록 언덕 아래 분홍 꽃무리 (사실 언덕아님. 무덤임)
이 풍경을 보고 어떻게 안 가나요?
경주에 온 지 한달쯤 되던 때.
경주 너무 후져! 완전 깡시골이잖아! 하며 서울 앓이를 하다가
이날 벚꽃을 보고는 마음이 누그러져서는
여기 꽤 아름다운곳이긴 해. 그건 그래 -
하고 인정하게 되었던.
처음 왔을 때는 걷지도 못해서 내내 안겨만 있던 녀석이
작년 봄에는 온 벚꽃 나무 아래를 뛰어다닌다.
우리 가족에게 봄이 더 특별한 이유는
요 녀석이 4월에 태어났기 때문.
한옥 스튜디오라고 해 놓고는 한중일 희한하게 섞인 조경이 거슬리던 전공자는
결국 양동마을의 고택에서 돌사진을 찍기도 했는데
대청마루에 앉았을 때 이끼 뒤덮은 느티나무가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모습을 보고
으어 한옥의 봄은 이런 풍경이었어! 하고 감탄하기도 했다.
느티나무의 연둣빛 아가잎이 한들한들한 4월에 태어난 너를 위해
딱 이 순간, 이 장면을 남기고 싶었지.
봄꽃과 새 잎 그자체보다도
그 장면속에 있는 아이와 우리가족을 남기고 싶은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아이는 복작한거 싫어하고
자꾸 사진 찍는 거 귀찮아하고 빨리 집에 가자고 징징대지만!
언젠가 어여쁜 봄 풍경에 마음이 움직이는 날이 오겠지.
그리고 매 해 봄, 제일 예쁜 벚나무 앞에서 사진을 남기던 우리의 봄날을 떠올릴테고.
그럼 됐다 히히